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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6: 수만이가 왔다

2021.07.04 10:14

관리자 조회 수:14

4036 

나무여, 나는 안다
그대가 묵묵히 한곳에 머물러 있어도
쉬지 않고 먼 길을 걸어왔음을
(<6월의 나무에게> 중/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수만이가 다녀갔다.
쏘리, 이수만 목사님.
일박이일
우리 집에서 함께 잠도 잤다. 너무 사랑해서.
천 년 만이다.
옛정이 물씬 풍겨난 화원이 한결 정겹다.
소갈머리가 거의 다 달아난 걸 보니
목회 속알이가 만만치 않았음에 틀림 없다.
속 없는 나는 여전히 푸르뎅뎅하고.
더조이유니언 울력에 전기 기능사 자격증을 지닌 그가 힘을 보탰다. 전기를 다루기 전에, 전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그의 잔잔한 조언이 우리네 근력에 큰 파동을 일으켰다.
왜 전문적이어야 하는지, 전문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지를 새삼 일깨워줬다.
F.M. field manual 닦기를 제대로 연마해 나아가는 삶을 사는 게,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그를 통해 배웠다.
그 달란트 공방이 우리네 영육 간의 기본 다지기, 훈련의 장이 되길 소망한다.
밤새 추억을 더듬다가 스르르 서로 기척 없이 잠들었다.
그렇게 홀로 갈 거 라며.
아침 산책길에 한 컷 했다.
그도 카프카의 6월의 나무다.
그 누구처럼.
나무여, 나는 안다
그대가 묵묵히 한곳에 머물러 있어도
쉬지 않고 먼 길을 걸어왔음을
(<6월의 나무에게> 중/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2021.06.30(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