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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그 광장에서

2008.06.06 15:54

박병권 조회 수:3057 추천:85

"배후는 너다 나를 연행하라"구호지를 등뒤에 붙인 여고생들이 앞에 앉아있다.

"영교시 싫구요, 미친소 싫어요"  옆에 앉은 고등학생 세명이 한 말이다.

오늘 처음이라는,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왔다는  대학1학년생들은 "이명박 아웃" "정권 퇴진"을 외친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두명의 엄마는 2시간의 긴거리를 행진하는 동안 "고시철회""협상무효"를 재밌는 듯 소리친다

퇴근하고 참여한 같은 직장의 동료들은 서로 햄버거를 나눠먹으면서 잡담하면서 행진한다.

내 나이쯤 되었나 싶은 중년의 아저씨 서너명은 "야 최루탄 없이도 이길을 행진하는 시대가 되었네"하면서

쉼 없이 지난 20여년 전의 일들을 추억삼아 떠들며 걸었다.

 

 이미 인터넷 중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이번의 촛불집회가 새로운 형태인 것을 알았지만 직접 그 현장에

가보니 놀이와 정치와 욕망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시민 난장으로 보였다.

오후까지 비가 내렸고 정부의 기만적인 미봉책을 들었고 한달여 가까이 진행되었고,

시청앞 광장은 일단의 무리들(국가 특수전 사망자 위령제라는)에 선점당한 터라, 촛불시위의 기세가

꺽이는 것은 아닐까? 하며 나갔는데,  그 모여드는 시민들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저녁7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만여명 정도가 모였고, 시민발언이 이어지는 1시간동안 3만명은 더 모여든 듯

덕수궁앞에서 까치발로 사방을 둘러보니 촛불의 물결은 은성하다 못해 큰 바다속에 있는 듯하였다.

특히 수도권의 각 대학에서 동맹휴업을 결정하고 함께한 대학생들이 깃발들을 들고 참여해서

어느 날보다 활기가 충만한 집회였으며 시위였다.     

 

 두시간을 행진하였다. 남대문을 끼고 명동길을 관통하여 종각에서 광화문길로 행진하였다.

교보빌딩 앞, 이순신 장군이 지켜보는 그 자리에 경찰들이 차로 저지선을 배치하였다.

방패와 살수차, 분말소화기와 군화로 여대생을 진압한 일이 있던 터라 전경들은 차위에 숨어있거나

아예 보이지않았고 차 안에 있고 주변에 집결해 있는 듯 하였다.

그 진압 버스 앞에서 시위대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버스에다가 "주차위반"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대한 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 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 일조송을

부른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아침이슬"을 부른다.

집행진들이 구호를 외친다.  고시철회 협상무효는 별로 없다.

"이명박은 나오라" "이명박은 물러나라""전두환도 끝장냈다 이명박도 물러나라" 정권퇴진 운동구호가

주된 구호였다.

그리고 각 무리별로 놀았다. 대학생들은 각 학교별로 대오를 맞추어 앉아서 노래하고 구호를 외친다.

직장인들 구릅은 자기들끼리 캔 맥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떤다.

미니 밴드도 있다.  네다섯명이 확성기에 기타에 드럼에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는 시민도 있다.

여학생들은 연방 핸드폰으로 서로 사진찍기에 열심이다.

몇 가족이 함께 왔는지 싸온 음료수와 햄버거를 먹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흥겨워 보인다.

그렇게 10시까지 현장에 있었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 중계를 보니 11시가 지나 서대문쪽으로 행진하면서 경찰청앞과 사직터널쪽으로

두방향으로 나뉘어 계속하였다 한다.

 

세가지의 생각을 정리해 보려한다.

첫번째는 시위의 새로운 모습에서 시민의식의 변화를 느꼈다.

분명 시위의 모습이 바뀌었다. 즐거운 운동처럼 보였다.  무엇인가 강력한 주제가 있고

엄숙하고 비장하게 외치고 근엄하게 설파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발랄하고 즐거운 놀이같았다.

그리고 주동하는이가 분명치 않는 대중권력에 의한 시위였다.

일견 답답한 듯 하였다.

앞도 없고 뒤도 없는 어디로 흘러가는 지를 예상할 수 없는 대책없는 무리들 같았다.

정치인들이나 시민사회운동의 대표자들이 발언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의 생생한 발언이 이어지고

거리를 행진하면서도 연도의 시민들이 함께 연호하고 박수를 치고 촛불을 켜서 흔들어 주는,

폭넓은 심정적지지를 동반한 시민대중의 재밌는 축제로 보였다.

전경들과 대치하는 자리에서도 어떤 시민이 물병을 사진찍는 전경에게 던지면서 욕설을 하자

그옆의 시민이 비폭력입니다. 하면서 손을 잡아 끄는 모습을 보았다.

야당의 국회의원이 발언을 하고자 하였으나 모인 시민들이 침묵으로 거부하여 단상에 오르지 못했다.

몇몇 국회의원이 살짝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시민들은 정치권의 개입을 거부하고 있었다.

집권자의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져도 야당의 지지율은 그대로인 것은 정치적은 주제로 인식하기 보다

자신들의 요구와 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생활정치의 모습을 보이는 듯 하다.

 

두번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디지탈미디어 활동의 시대라는 인식이다.

대통령 탄핵서명운동,150만명이 서명한, 다음 아고라, 시위현장을 생중계하는 아프리카와 오마이뉴스,

실시간 글을 쓰고 동영상을 퍼 나르는 수많은 불로그들, 수도 셀 수없는 댓글과 짧은 주장들,

그 표출되는 공론의 장은 확실히 달라졌다. 

그들의 사고가 정당한지, 깊은지, 방향성이 있는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으나 현 시대는 이렇게

생생한 날것의 모습대로 드러나고 표출하는 시대며 디지탈 미디어 환경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현장에서 심층보도나 전문지식으로 설득되는 이들은 없다. 정보를 만들고 퍼뜨리면서

노는 것이다. 무수하게 많은 사람이 정보를 접하고 댓글달고 욕하고 반박하고 주장하면서

진실성에 다가간다.  이렇게 노는 사람들에게 괴담과 유언비어를 유포했다고 엄포를 놓으면

이들은 닭장차에 자발적으로 탑승하고 기념사진 퍼날르면서 놀이를 즐기는 이들인 것이다.

기존의 정치권 사람들이 이명박정부의 위기라는 틀로 해석하는 것은 그 방향성이 올바른 것이 아니다.

디지탈문화환경에서 이들은 자기들의 자존심, 욕망, 생활의 문제를 침해받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집권당이 죽을 쑤어도 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가 이런 것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이 디지탈 미디어꾼들을 진정시키고자 한다면 그것은 "진실과 진심"을 보이는 것일 것이다.

너무 쉽게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의 생각을 진정으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반성을 보여야 하고

이러한 마음을 정책에 담아 재협상하고 겸손한 모습의 정책을 시행하여야 한다.

 

세번째는 기독교적인 가치관으로 이 현상을 풀어가려면 어찌해야 되는가?의 적용점이다.

매번 집회때 마다 사회자는 말한다. 대통령이 기독교 장로라는데 회개하여야 겠죠" 그리고 외친다

"이명박은 회개하라"

꼭 나온다.  강부자 고소영 정권.

누리꾼들은 틈만나면 "개독교" 하는 짓들이 어떻다는,,,,,,  말들을 한다.

어제 집회에서는 교계원로인 문대골 목사가 시국기도회를 마치고와서 시민발언을 하였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죄송합니다.  조모목사님의 발언이나 지난 대선때 엠비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워버릴꺼야 하는 모 목사나 물의를 빚는 교회들이 희망을 빼았는 것에 죄송하고, 그러나 예수는

민족과 세계에 희망입니다.  예수는 가난한 자 눌린자 그늘진 이들의 진정한 친구아닙니까? 교회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예수는 진정한 소망입니다. 예수 잘따르는 이들이 우리 주위에 많습니다"

발언을 들으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뉴-라이트의 중심축에 있는 김 모목사의 시대착오적인 발상과 이야기들

6.10 100만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데 뉴 라이트 계열에서 구국기도회를 동시에 연다고 한다.

시청앞 광장에서 구국기도회 하며 친미집회를 할적마다,

색깔론의 입장으로 개혁과 진보를 행하는 이들을 정죄하고 극우적인 행동을 할 적마다 

이 땅의 지성인과 젊은이들이 우수수 교회를 떠나고

생각있는 이들은 기독교가 도대체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태생부터 결함있는,  투기와 위장전입의 전력이 있는 이가,  결함투성이의 사람들로 내각을 꾸리고

무철학 무개념의 실용통치철학을 만천하에 드러내듯,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사교육과 입시지옥의 현장으로 몰아넣는 교육자율화 조치,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어긋나고 심대한 피해를 불러 올 대운하정책,

온 국민을 처절한 생존경쟁속으로 끌고가는 각종 민영화 조치,

국민의 건강권 보다 자신의 소신을 더 강조하는 미친소 협상, 

나라는 주식회사가 아니고 국민은 고객이 아니라 주주인것을 착각하는 듯한 오만한 사고방식,

너무도 짧은 시간에 면모를 다 보여준 이 정권에 대하여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기도하여야 겠다. 그리고 우리기독교인들의 역사인식을 바르게 가져야 겠다고 생각이 든다.

하나님의 주권이 이제까지 은혜로 이 민족과 함께 하였음을 믿으며

이후로도 세대가 흘러가면서 더 소중한 역할을 열방가운데 행하기를 믿으며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구하여야겠고

더불어 대통령을 위하여 진정성있는 중보기를 계속하여야 겠다.

성경과 역사속에서 지혜를 찾고 나의 소신보다 성령의 지혜가 함께 하기를 기도하여야 겠다.

  몰역사적인 기독교 독점주의 이기주의 고립주의를 벗어나 예수의 정신을 바르게 적용하는

신학과 목회, 교회의 자리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여러 생각이 머리에 떠올라 흔들리는 느낌,  삶에서 실현키위해 또 얼마나 처절한 자기싸움을

할지,,,,,

 

덧니,  이 사랑방 글모음에서 김성찬 목사님의 이기적인 교회에 대한 예언적 설파를 만나보세요.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7-1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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