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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명지키기- 생명의 강 순례단과 함께 한 오후

2008.05.23 11:36

박병권 조회 수:4341 추천:168

주일 오후에 비가 내리고 있는 수락산 길을 타고 걸었습니다.

내리는 빗방울이 신록의 나뭇잎위로 구르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오후 예배 시간에 성도들과 함께 태풍 싸이클론, 쓰촨성의 대지진으로 인한 아픔을 끌어안고

주님의 위로와 저들의 회복과 우리의 나눔과 생명사랑에 대하여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하였습니다

걸으면서,  이 걸음을 후대에 누가 또 밟을 것이고, 나는 이전에 그 어떤 이가 밟은 길을 걷고 있다는

자연 순환의 원리를 생각했습니다.

잠깐의 인생이 흐르고 이 자연은 계속 생명을 이어가며 또 다른 생명을 아름답게 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자연은 있어야 할 그곳에 그렇게 있는 것이 창조질서의 원리라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대운하사업을  빨리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토 개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통령의 소신을 과감하게 접었으면 좋겠습니다.

진리로 부터 멀어진 이들이 소신을 앞장 세우면 세상과 사람들사이에 불행한 일이 많아집니다.

똑게(똑똑하고 게으른)가 리더로서는 좋고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는 피곤하고 무게(무식하고 게으른)은

두루 여러 사람들을 불행하게 한다고 합니다.

생태신학적 의미에서 이제 더 이상의 생명경시 현상은 없어야 하고 일체의 생명 회복행동을 해야 할 때입니다.

개발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습니다.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연을 정복하고 이용하고 개조하는 일은 이만하면 충분합니다.

자연에 대한 지배의 세계관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자연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흐믓한 감탄의 대상이지 인간이 함부로 훼손할 대상이 아닙니다.

자연을 착취해서 조금 잘 사는 것보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즐기는 것이 훨씬 값진 일입니다.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반대하는 이들이 모여 행보를 시작한지가 100일이 지났습니다.

개신교, 카톨릭, 불교, 원불교 기타 시민단체등, 종교인을 중심으로 대운하사업지역,

강을 따라 걷는 도보 순례단이 101일째 한강 여의도에 와 있었습니다.

그간 어느 구간에선가 동참해야지 맘은 먹고 있었는데 가까운곳에 있다하길래 동참했습니다.

김밥 두줄 사들고 생수 한병 사들고 도착한 곳은 여의도 서강대교 밑이었습니다.

점심식사후 휴식시간이었는데 얼굴이 많이 알려진 분들이 눈에 띄더군요,

단장이신 이 목사님, 수경 스님,  환경운동하시는 어느 수녀님, 기독교 환경연대 사무총장 목사님 등등,

충분히 유식하고 나서 2시에 오후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정식명칭은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팀의 팀장의 인도로 일행을 모았습니다.

한 40여명이 원으로 모였는데 목사님들, 신부와 성당에서 온 이들,  불교인들, 시민단체의 사람들,

기자들, 방송국의 촬영팀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 처럼 처음 온 사람이 세명이 있었는데 각자 소개를 하라고 하면서 "생명 평화 종교인 연대"라는

말이 적힌 겉 조끼를 입혀주었습니다.

3분 명상후 걸음을 옮겼는데, 일정은 여의도를 한 바퀴 도는 일정이었습니다. 40분 걷고 10분 휴식하고

그렇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데 2시간이 소요 되었습니다.

서로들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하지만 대개는 조용히 걸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나 차에서 보는 이들중에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젊은 부부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어서 함께 하더군요,

중간 중간에 어떤 이는 오이를 100개 씻어와서는 순례단에게 나누어 주고

어떤 시민은 참외를 잘라서 주기도 하고, 생수를 나누어 주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가다가 강변축대옆 뿌리가 뽑힌 버드나무 껍질로 버들피리를 만들어서 함께 불기도 하였는데

이 글을 적으면서 불어보는데 껍질이 말라서 소리가 나지 않는군요,

이 또한 낭만적인 풍경이 되었겠지요. 

 

처음 시작할때는 그러니까 100일 전에는 전체 국만들중 40%가 반대하였는데

요즘은 70%가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바, 국민들에게 대운하의 허구성이 널리 알려진 듯 합니다.

그간 100일을 걸어온 이들의 얼굴을 보니 햇볓과 바람에 많이 그을린 모습입니다.

대개는 다리가 불편한 듯 보였습니다.

제가 조깅화를 신고 한 3시간 걸었는데 다리가 뻐근 했습니다.

그럼에도 표정들은 온화했습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소리 지르지 않고 걷고, 대지와 강물의 기운을 흠뻑 담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이제 내일이면 도보순례를 마친다 합니다.

저야 하루 그것도 오후 한 나절 참여하였기에 그 소회를 정확히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마음 한 자리에 생명을 사랑하는 일에 미약함이나마 행동을 하였다는 위로가 생겼습니다.

 

함께한 일행중에 일부로 인사를 나눈 분이 두분 있었습니다.

연세대 교목이라는 윤목사님,  교계의 좋은 글쟁이 이신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님입니다.

서로 악수하면서 행복한 오후 였다고 인사했습니다. 서로의 등을 두드려 주면서,

이렇게 격려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작은 일을 잘 실천하는 일이 우주를 살리는 일,  생명을 지키는 생활을 하시자구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졸음이 어찌도 쏟아지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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