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생명지키기- 생명의 강 순례단과 함께 한 오후
2008.05.23 11:36
주일 오후에 비가 내리고 있는 수락산 길을 타고 걸었습니다.
내리는 빗방울이 신록의 나뭇잎위로 구르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오후 예배 시간에 성도들과 함께 태풍 싸이클론, 쓰촨성의 대지진으로 인한 아픔을 끌어안고
주님의 위로와 저들의 회복과 우리의 나눔과 생명사랑에 대하여 간절히 부르짖어 기도하였습니다
걸으면서, 이 걸음을 후대에 누가 또 밟을 것이고, 나는 이전에 그 어떤 이가 밟은 길을 걷고 있다는
자연 순환의 원리를 생각했습니다.
잠깐의 인생이 흐르고 이 자연은 계속 생명을 이어가며 또 다른 생명을 아름답게 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자연은 있어야 할 그곳에 그렇게 있는 것이 창조질서의 원리라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대운하사업을 빨리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토 개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통령의 소신을 과감하게 접었으면 좋겠습니다.
진리로 부터 멀어진 이들이 소신을 앞장 세우면 세상과 사람들사이에 불행한 일이 많아집니다.
똑게(똑똑하고 게으른)가 리더로서는 좋고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는 피곤하고 무게(무식하고 게으른)은
두루 여러 사람들을 불행하게 한다고 합니다.
생태신학적 의미에서 이제 더 이상의 생명경시 현상은 없어야 하고 일체의 생명 회복행동을 해야 할 때입니다.
개발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습니다.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연을 정복하고 이용하고 개조하는 일은 이만하면 충분합니다.
자연에 대한 지배의 세계관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자연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흐믓한 감탄의 대상이지 인간이 함부로 훼손할 대상이 아닙니다.
자연을 착취해서 조금 잘 사는 것보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즐기는 것이 훨씬 값진 일입니다.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반대하는 이들이 모여 행보를 시작한지가 100일이 지났습니다.
개신교, 카톨릭, 불교, 원불교 기타 시민단체등, 종교인을 중심으로 대운하사업지역,
강을 따라 걷는 도보 순례단이 101일째 한강 여의도에 와 있었습니다.
그간 어느 구간에선가 동참해야지 맘은 먹고 있었는데 가까운곳에 있다하길래 동참했습니다.
김밥 두줄 사들고 생수 한병 사들고 도착한 곳은 여의도 서강대교 밑이었습니다.
점심식사후 휴식시간이었는데 얼굴이 많이 알려진 분들이 눈에 띄더군요,
단장이신 이 목사님, 수경 스님, 환경운동하시는 어느 수녀님, 기독교 환경연대 사무총장 목사님 등등,
충분히 유식하고 나서 2시에 오후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정식명칭은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팀의 팀장의 인도로 일행을 모았습니다.
한 40여명이 원으로 모였는데 목사님들, 신부와 성당에서 온 이들, 불교인들, 시민단체의 사람들,
기자들, 방송국의 촬영팀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 처럼 처음 온 사람이 세명이 있었는데 각자 소개를 하라고 하면서 "생명 평화 종교인 연대"라는
말이 적힌 겉 조끼를 입혀주었습니다.
3분 명상후 걸음을 옮겼는데, 일정은 여의도를 한 바퀴 도는 일정이었습니다. 40분 걷고 10분 휴식하고
그렇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데 2시간이 소요 되었습니다.
서로들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하지만 대개는 조용히 걸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나 차에서 보는 이들중에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젊은 부부는 아기를 유모차에 태어서 함께 하더군요,
중간 중간에 어떤 이는 오이를 100개 씻어와서는 순례단에게 나누어 주고
어떤 시민은 참외를 잘라서 주기도 하고, 생수를 나누어 주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가다가 강변축대옆 뿌리가 뽑힌 버드나무 껍질로 버들피리를 만들어서 함께 불기도 하였는데
이 글을 적으면서 불어보는데 껍질이 말라서 소리가 나지 않는군요,
이 또한 낭만적인 풍경이 되었겠지요.
처음 시작할때는 그러니까 100일 전에는 전체 국만들중 40%가 반대하였는데
요즘은 70%가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바, 국민들에게 대운하의 허구성이 널리 알려진 듯 합니다.
그간 100일을 걸어온 이들의 얼굴을 보니 햇볓과 바람에 많이 그을린 모습입니다.
대개는 다리가 불편한 듯 보였습니다.
제가 조깅화를 신고 한 3시간 걸었는데 다리가 뻐근 했습니다.
그럼에도 표정들은 온화했습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소리 지르지 않고 걷고, 대지와 강물의 기운을 흠뻑 담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이제 내일이면 도보순례를 마친다 합니다.
저야 하루 그것도 오후 한 나절 참여하였기에 그 소회를 정확히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마음 한 자리에 생명을 사랑하는 일에 미약함이나마 행동을 하였다는 위로가 생겼습니다.
함께한 일행중에 일부로 인사를 나눈 분이 두분 있었습니다.
연세대 교목이라는 윤목사님, 교계의 좋은 글쟁이 이신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님입니다.
서로 악수하면서 행복한 오후 였다고 인사했습니다. 서로의 등을 두드려 주면서,
이렇게 격려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작은 일을 잘 실천하는 일이 우주를 살리는 일, 생명을 지키는 생활을 하시자구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졸음이 어찌도 쏟아지던지요.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7-19 23:27)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1-01-13 09:58)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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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2008.05.2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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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권
2008.05.27 21:15
강물님의 균형적 사고에 공감하는 바가 큽니다.
대운하 뿐만이 아니라 정권적인 차원에서 위정자들이 행했던 일들이
후대의 백성들에게 심대한 아픔이 되는 것을 자주 보아왔기에
권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국민을 대상으로 행하는 정책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불가역적 변화"라는 개념을 떠올립니다.
한번 이루어진 자연이나 사회적 현상을 처음으로 되돌릴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용어이지요.
새만금 - 노무현 대통령때 민심유인책으로 시작해서 결국 지난 정권에 완성된,
군산과 부안을 가로막아 여의도 면적의 백몇십배에 이른다는,
농지조성이 원 목적이었으나 지금은 그 곳에 골프장, 카지노 등등
감히 물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갯벌의 심대한 가치창출은
다시 되 돌릴 수 없습니다.
대운하 - 한반도를 종단하면서 물길을 잇고
물류사업에 관광사업에 근래에는 치수차원으로 위장하면서
한번 만들어지고 나면 원래의 생명력은 물론 문화와 역사성을 다시
되돌릴 수 없건만, 소신이라는 이름으로 무개념 무철학의 통치이념을
집요하게 추진하려고 합니다.
요 근래에 국민들과 소통이 안된다고 소회를 밝혀놓고 나서도
70%의 국민이 반대하고 고도의 전문지식인들이 반대하건만
기어코 해 내는것이 지상의 사명인것처럼 행동하는 최고 통치자.
광우병 사건 - 아직 발생한 적이 없으며, 그렇기에 수입해서 먹어도 되고
미국에서 어련히 알아서 검역하겠는가? 저들을 믿어보자 하고
발생하는 동시에 수입중단 하겠으니 일단은 들여오자고 하고
무차별 수입된 그 쇠고기를 각 업소마다 관리하면 된다고 하고
우리가 먹는 음식, 병 걸리지않으며 안심하고 먹고싶으니 생각좀 해달라고
초중생들이 인터넷이며 문자며 종래는 촛불집회까지 하고 있고,
5년내지 30년 잠복기가 있는 이병이 발병하면 또대체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그 병으로 쓰러져야 한다는 말인가?
수십만 마리중에 표본적으로 검사하는 결과를 전액 믿으라고?
결국 싼 고기 먹는게 서민이고, 업소는 이익을 남기려고 판매하고
내 몸지키겠다고 급식에 나오는 고기 광우병 없게 초중생 항의하고
결국 벌어지고 나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이킬 수 없다.
의료민영화 -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모든 병원이 의료보험 취급, 전국민 대상
이 제도를 고쳐서 능력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보험에 들게하고
병원은 자기들의 조건에 맞는 이들을 보혐대상자로 취급하는 제도를
하려고 하다가 국민들의 저항에 이르자 당분간 추진이 없다고 하는,
결국 물질적 능력이 따르지 않으면 의료의 혜택에서도 소외되는,
한번 진행되고 나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이킬수 없는 변화를 함부로 진행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통치자가 가진 권력은 국민이 위임한 것,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지 말고 국민을 편안케하는 일들이 이어졌으면 바랍니다.
강물님, 댓글에서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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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여주 도자기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여주 시내는 온통 대운하 조기 건설, 대운하 절대 지지, 대운하에 여주 미래 있다는 현수막이 가득했습니다. 도자기를 감상한 것도 큰 기쁨이었지만 여주의 이런 풍경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더 큰 수확이었습니다.
좀더 많이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좀더 다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대안을 내놓고 책임까지 지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러나 여주시민에게는 그것이 자신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됩니다. 남한강을 좀더 개발하고 망가뜨려서라도 조금 더 편하게 잘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여주시민 모두의 가치관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렇다면 대운하가 아닌 방법으로 어떻게 저들의 욕구를 들어줄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자는 것이 인간처럼 자연도 소중하고,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의식에서 출발한 것일진데, 그렇다면 여주시민들, 대구시민들 모두 다 자연처럼 사랑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단순히 대운하 찬성 반대가 아니라 이 작은 땅덩어리 앞으로 FTA와 자원전쟁, 제2의 팽창주의와 세계패권주의 시대에 어떻게 이 나라가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너무 거창할지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고민속에서 대운하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운하 파서 국내경기를 잠깐 살릴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이미 우리나라 경제는 자체 내의 내수 경기로 GNP 3만불 시대를 맞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아무리 땅파고, 집짓고,길연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국운을 걸고 대운하 파봐야 별 이익도 없는데 자꾸 삽질하려 하니깐 이건 경제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상징하는 제2의 청계천 만들려 한다고 판단해서 저항이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국운 융성을 대운하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남북통일과 교육문제, 그리고 국민대통합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는데, 이 모든 것을 다 20세기 개념으로 후퇴시키려니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너무 논점이 빗나갔나요?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국가의 장래에 대해서 더 진지하고 다양한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생명이란 것이 관계아닌가요? 현재 사분오열되어있는 이 나라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그리고 위정자가 더 갈라놓는 것 같아서 심히 더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