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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

이제, 정목사를 놓아 줍시다.

그가 단칸 지하방에서 다섯식구와 함께 뒹굴었을 희열을 그분만의 추억으로 남겨 놓으십시다. 그 시퍼렇게 날 선 의식과 실천이 하모니를 이룬 제자도로 그가 살아간다면, 그 정신으로만 산다면 그가 99칸짜리 구중궁궐에 살아도 그는 그인 것입니다. 지하 단칸방에서 진짜 매사에 껄떡거리며 사는 거지같은 삶을 사는 사람도 있고, 고대광실에 살아도 신선같은 삶을 사는 이들도 있을 것이기에 말입니다.

난, 그렌저를 타는 정방원의 제자도를 오히려 보고 싶습니다.

돈봉투 이야기도 그만 합시다.

도통한 스님이 물에 빠진 여인을 구해냈습니다. 반라(半裸)된 여인을 안고 뛰는 그 스님을 사람들이 비난했답니다. 중이 여자를 탐한다고. 그 비난 앞에, 그 스님 왈, 어 그게 여자였나, 했답니다. 어, 그게 돈봉투였나?

더 큰 문제는, 구조적 병폐에 있습니다.
눈먼 돈으로 인식하고 있는 공금사용에 대해 엄격한 감사가 요청된다는 것입니다.

내 자랑이 아니라, 제가 몇 해전 청소년 부장을 하면서 그 한해 기천만원의 예산을 집행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단돈 한푼도 제몫으로 챙기지 않았습니다. 챙길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챙길 것이 너무도 많았지만 말입니다. 근데, 그 예산 집행에 대해 그 누구도 문의 하거나, 행정적 감사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우리를 부패하게 하는 관용(?)입니다. 이런 관례에 서울중앙지방회는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임원들에게 몇푼 주는 회의비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전방위적 감시체제가 작동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금년부터 우리 지방회에서는 전 부서에 대해 감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경주되면 우리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재정집행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오월의 노래입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고 상처는 남는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리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리 산 자여 따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