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나뭇잎의 말

2008.05.03 05:34

영목 조회 수:615 추천:30

배한봉


나뭇잎의 말 / 배한봉


바람 불고 어둠 내려서 길 잃었네
나무야, 너는 굳센 뿌리로 대지를 움켜쥐고
팔 들어 별을 헤아리지만, 나는
네 뿌리 밑으로 노래의 씨를 묻는다네
길 잃은 슬픔 너무도 오래 사랑하여
슬픔이 한 꽃송이로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나는
외로운 시간 너무도 오래 사랑하여
슬픔이 한 꽃송이로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나는
나무야, 네 뿌리 밑으로 별의 푸른 밝음을 묻는다네
영영 결별 없는 사랑이 되기 위해
언 땅 위에서 아직도 집 짓지 못한 벌레의 집이 되고
동행 없어 외마디 비명으로 죽어 가는 바람의 친구가 되고
나는 이제 예감의 숲에
아프고 환한 노래의 씨를 묻는다네

 

 

우포늪을 지키는 생명시인 배한봉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 십자가 강요셉 2008.05.04 598
13 (이하 외로움과 소외의 시)이제는 다만 때 아닌, 때 늦은 사랑에 관하여 영목 2008.05.03 1120
12 플라타너스 영목 2008.05.03 694
11 수선화에게 영목 2008.05.03 870
10 '톡 톡' 영목 2008.05.03 630
9 가방, 혹은 여자 영목 2008.05.03 1331
8 서쪽이 없다 영목 2008.05.03 698
» 나뭇잎의 말 영목 2008.05.03 615
6 6월 영목 2008.05.03 635
5 영목 2008.05.03 741
4 어둠의 단애 영목 2008.05.03 943
3 그리운 옛집 영목 2008.05.03 704
2 산마을엔 보름달이 뜨잖니 영목 2008.05.03 948
1 시간의 동공 영목 2008.05.03 1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