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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 // 인간존엄을 향한 고찰

2008.12.02 16:03

고성은 조회 수:2017 추천:52

이 책은 베르나르 앙리 레비가 30세가 되기 전에 저술한 책이다. 지나온 역사를 참여한 세대로 그가 바라보는 인간과 역사, 권력, 정치, 이념들을 자신이 관점에서 새롭게 정리한 책이라고 하겠다. 특별히 그가 경험한 1968년 5월혁명은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역사적, 사상적, 철학적 배경이 되는 것 같다. 또 철학의 많은 배경들을 자신의 증명방법에 사용을 하고 있어서 단순한 초보적인 철학의 지식을 가지고 책을 본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이것이 프랑스철학의 힘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직도 프랑스의 많은 사람들이 철학을 사랑하고 바깔로레아(Baccalaureat)를 통해서 자신의 철학을 점검하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프랑스의 청년정도의 철학적 이해나 사고가 없다면 어려운 책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책은 권력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권력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 역사적, 시대적인 사건들과 철학자, 철학부류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결국은 그들은 모두 권력이라는 것 앞에서 똑같은 모습이라는 것이다. 즉 자본주의이건 사회주의이건 그들의 목적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주창하는 것이 서로 단어만 다를 뿐이지 권력을 향한 것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권력은 누가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것, 사람이 있기에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권력이란 살기를 원하는 것, 살아남기 위한 것 외에는 다른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역사라는 것도 권력이 주어진 사람들이 어떻게 그것을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그것을 정의하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지도자들이나 군주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 노력한다. 또한 그들이 권력이고,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강한자로서 그들은 피지배자를 지배하면서 그들에 원해서 지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지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또 피지배자들은 그 가운데서 지배를 받는 것을 기뻐한다고 주장을 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인데 바로 일본정부의 각료가 얼마전에 했던 비슷한 말이다. 즉 지배자로서, 강한자로서 역사를 해석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역사의 종말의 끝이라고 하는 야만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첫째는 변증법적으로 연역된 하나의 단계가 아닌 미래를 의미한다.

둘째는 변조되지 않는 아바타를 손으로 가리키기 위함이며 활기의 부족보다는 과다를 부과된 푝력보다는 자발적인 천성의 경향을 묘사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위기보다는 부패의 징후를 보고 모순보다는 퇴폐적인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야만의 특징적인 성질을 이야기 한다.

먼저 기술적인 야만이다. 이는 지금까지 얽매었던 힘의 갑작스로운 폭발이고 정수에 도달한 기술이다. 그 권위아래서 세속적인 법칙과 무감각한 사물이 지배하는 것이 된다.

둘째는 욕망이다. 즉 욕망의 이데올로기다. 즉 욕망의 야만성을 말하는 것이다.

셋째는 권력을 잡은 사회주의이다. 이는 자본주의 변형된 양식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야만적인 행태이며 사회를 불모화하기 위해서 그 어떤 지름길이다. 역사적 충격도 두려워 하지 않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것을 계몽주의 이후에 서양사회에서 진보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것의 개별적인 변형임을 이야기한다. 즉 비슷한 모습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말한다.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이 지금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대적으로, 상황적으로 어떤 탈을 쓰고 우리에게 나타나든 중요한 것은 이것을 이길 수 있는 힘은 바로 '인간존중'이라는 것이다. 인간존중의 모습이 인간에게 없을 때 우리는 스스로 '야만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상과 철학, 가치관보다 우선하는 것은 인간본연의 '인간존중'이라는 기본사상이 근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책을 읽으면서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었다.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인간존중이라는 사고가 없다면 결코 우리는 야만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 또한 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1970년대의 철학적 고민들을 배우면서 지금시대의 철학의 부재를 생각하며 젊은 나이에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그 힘을 부러워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