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예식설교 2111: 고 이경숙 권사님 1주기 16/02/28
2017.02.28 08:4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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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8
파킨슨 씨 요양병동에서
-추모 故 이경숙 권사님 별세 1주기에 부쳐-
다 덜어내고
한 줄로 다시 정리하려드는
시구(詩句)처럼
전생(全生) 속수무책이었던 이력(履歷)을
말 줄이고 행간 압축시켜
한 획으로 응축시켜 놓은
수족 묶인 일목요연(一目瞭然)한
저 병상에서
굳히기에 들어 선 겨울 덕장의 동태처럼
뻣뻣해져가는 육필(肉筆)로
회고하기조차 싫은 끔찍했던 한 생을
몸서리치며 필사해대는
저 필경사
혀 마른 발성이 가뭄을 탄다
홀로 갈급한 혀를 지닌
저 오아시스.
단지
발그스름
심야처럼 귀만 더 밝아져 가는
저 석양 노을
다가서서 머리에 손을 댄다
간병인이 다가와 이불 개키듯 말아 세운다
파노라마처럼 물결치는 주름살로
한 걸음 내딛기가 첫 걸음마 떼기보다 어려운
파란만장했던 일생을 펼치며
붉어지는 눈시울
터져 흐르는 마지막 염원
혀 마른 외마디 접신(接神)
주~여,
차라리 눈멀고 귀먹었으면
좋겠네,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