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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일기 713: 니들이 설봉식을 알아?
2011.04.30(토)

니들이 설봉식을 알아?

이런 식이었다. 설목사를 30여 년 동안 지켜봤다는 이종완 목사님께서는 마천동교회 입당예배에 참석한 축하객들 앞에서 그렇게 으스대셨다.

“설봉식 목사를 아십니까?”

거듭 그분은 우리들에게 묻고, 물었다. 그분 바로 앞선 시간에 축사를 맡아 설봉식 목사에 대해 좀 아는 체 했던 나를 비롯한 순서 맡은 이들은 그 거듭된 시비에 머쓱했다.

산꼭대기에 갖다 놔도, 광야에 내버려도 우뚝 ‘설,’ ‘설’ 목사를 당신들이 아십니까? 머리가 말상이라서 인내심이 강하고, 택시운전대를 잡으며 재정적 위기를 돌파 한, '설 '목사를 아십니까? 여느 사람 같았으면 다 무너졌을 상황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설' 목사를 아십니까? 선배 잘 섬기고, 후배 잘 보살피는 나눠주는데 천부적 은사를 지닌, '설' 목사를 아십니까? 개척목회를 하면서도 세 딸들 대학 보내는' '설' 목사만 가지고 있는 능력을 아십니까? 가정, 교회, 지방회, 앞으로 총회 그리고 송파구 초교파연합활동에 있어, 섬김으로 늘 그 중심에 선, '설' 목사를 아십니까?

그는 진짜 목삽니다. 진짜.

점심이 다 되어서 그 정도에서 그친다고 하셨지만, 이종완 목사님은 한 시간을 줘도 부족할 설봉식 진짜 목사론을 더 설파하고 싶어 하셨다. 아부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그의 장점에 대하여 하고픈 말씀이 가없어 뵀다.

이종완 목사. 우리 앞에서 “니들이 설목사를 알아?” 시비지심(是非之心)을 발하시던 그분은 누구신가? 그분은 은퇴를 눈앞에 두신 대선배다. 그분이 데리고 사역했던 청년 전도사가 설봉식 목사다. 10년여를 함께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한 지방회에 개척한 설봉식 목사와 무려 30여년을 함께 지내왔다. 너무 속속들이 알아 허물을 들춰낼 법도 한데, 이 목사님은 자기도 남 못지않게 부지런한데, 설목사의 부지런함에는 전혀 못 미친다며 자신을 낮추기까지 하셨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예의바르고, 베풀기 잘하고, 인내심 강하고, 경건하고, 건장한 설목사 예찬에 그분은 침이 말랐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저 가자미눈으로 여자도 잘 호리는 설 목사를 아십니까?”
라고도 물었다.

(여자도 잘 호리는? 이 음해(?)는 대어를 놓친 이 목사님의 투기(妬忌)의 발로다. 전설에 의하면 이 목사님께서는 총각 설전도사를 제부(弟夫) 삼으려 했었단다. 근데 뱁새눈 설봉식이 이미 청년회원 길연순을 낚아챘더라는 탄식을, 30년이 지난 오늘 다시 토로하신 것.)

오늘 강단에 선 목회자들은 한 결 같이, 사람다운 사람, 목회자다운 목회자 - 참사람, 진짜 목사 설봉식 예찬으로 일관했다. 그가 잘 살았다는 말이다. 잘 살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그는 앞으로도 잘 살 것이다. 그는 잘 살아야 한다. 그가 내 노후를 책임지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정말 그는 잘되어야 한다. 그래 잘될 것이다.

이상과 같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자들의 입을 빌어 설봉식 목사를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불러주셨다. 그랬어도 그는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내비치지 않았다. 몇 차례 해맑게 웃기만 했을 뿐이다. “독한 인간.” 나는 속으로 그를 욕했다. 그랬어도, 그는 속 타 들어가 흰 재로 남은 장작처럼, 머리가 새하얗게 새어있었다. 그 혹독했던 지난 겨울을 홀로 견디면서. 그가 측은했다. 신앙의 거탑(巨塔)은 그렇게 순교적 헌신의 피를 먹고 자랐다. 순교적 헌신의 피를 먹고.

그의 거룩한 욕망만큼이나 다양했던 마천동교회 - 새 성전 입당 감사예배는4부로 진행됐다. 1부 예배, 2부 입당, 3부 서울강동성결학사관 개관, 4부 출판기념의 순이었다. 나는 4부 출판기념 축사를 맡았다. 설목사가 마지못해 내 순서를 끼어 넣은 것 같았고(?), 나도 별로 내키지 않는 순서였다. 그래서 나는 출판도서에 대한 축사에다가, 부탁받지도 않은 입당에 대한 축시(祝詩)를 한 편을 마련해 갔다. 그리고는 축사에 연달아 축시를 양해도 구하지 않고, 마이크 잡은 김에 낭송해 버렸다.


여기 출판기념 축사와 마천동교회 입당에 부친 축시를 올려 놓는다.


출판기념

축사(祝辭)


세상에서 제일 맛난 차가 무슨 찬줄 아세요?
103년차랍니다.

저는 103년차 총회 지방회장단 활동을 통해 설봉식 목사를 만난 것을 인생 최대(?)의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용어가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그는 Walking Welfare(움직이는 복지)라 불립니다. 그가 그만큼 무차별적으로 베풀고 살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시간 출판기념회를 겸한 이 예배를 통해 건축가 느헤미야와 학사 에스라를 합한 설봉식 목사님은 봅니다. 자신도 놀랐겠으나 나도 놀란 이 출판기념회를 위해 몇 마디 말을 준비했습니다.

하나, 새 성전 입당과 함께 책을 출판하심으로, 전인건강을 이룬 복락을 축하드립니다.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그 자체로 매력적입니다. 그 이유는 언제나 글쓴이에게 자족하는 마음을 주기 때문입니다. 설봉식 목사님은 육체가 강건한 분입니다. 그런데 거기다 더해 새 성전이 주는 구속사적 적통을 잇는 영적 감격과 책을 출판한 정신적 자족감으로 설봉식 목사님은 영과 혼과 육, 전인적 만족감을 얻은 전인건강을 이뤘습니다. 그는 온전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전인건강을 이룬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이에 축하를 드립니다.

둘, 『한국성결교회 헌법의 역사』라는, 생명력이 긴 주제를 선정하여 책을 펴내심을 축하드립니다.


통계적으로 목회자가 오래 산다고 합니다. 그리고 역사학자도 오래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목사는 주님이 언제 오시나 기다리며 살기에 오래 살 수밖에 없고, 역사가는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나 보자, 지켜보느라 오래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목사이면서 역사를 탐구한 이 책의 저자, 설봉식 목사님은 정말 오래 살 것이라 생각되어 축하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논문집은 생명력은 길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독교대한 성결교회가 이 땅에 존속하는 한, 이 책이 교단 정치와 행정의 근간이 되는 헌법을 다룬 책이기에 끝까지 갈 것입니다. 역사적 통찰력이 있는 서울신학대학출판사가 출판한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결코 이 책이 도서관 서고에 잠자는 장롱논문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은 반드시 스테디셀러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학문적 문제의식과 동시에 상인적 현장 감각을 지닌 설봉식 목사님께서는 머지않아 서울신대 강단에 서는 실리를 챙기시게 될 것입니다. 그 예고된 긴 생명력에, 설봉식 목사님은 오래 살게 될 것이고, 이 책은 오래 갈 것이기에 축하드립니다.

셋, 신앙공동체를 살리는 헌법 정신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리라 믿어 축하를 드립니다.

글쓰기란 글쓰기의 기원 밝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가 왜 헌법을 논문의 주제 삼았는가? 그 이유는 결과적으로 봤을 때, 강동지방회 초대회장인 그의 행정적, 정치적 족적과 결코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 피나는 교권쟁취 대장정을 통해, 그는 법이란 국민을 제약하는 것보다 보호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을 것입니다. 그 역사적 체험으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고 판정해 주신 예수님처럼, 그는 헌법의 조문에 매달리지 않고 교회를 살리고 목회자를 살리는, 헌법 정신을 중시하는 관점을 체득하여, 스스로 내면화 했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글쓰기의 효시는 권력의 명령전달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처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사랑의 문법을 구사하는 성결공동체가 되도록 헌법학자 설봉식 박사님께서는 앞장 서 주십시오. 부디, 그 몸으로 체험하고, 학문적으로 체득한 헌법 정신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구현해 내는 목회 현장의 신학자, 목회 현장의 역사가, 목회현장의 행정가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교단이 갱신되고, 한국교회가 갱신되는 역사적 진보의 초석이 되길 바라며, 출판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축시(祝詩)

마천동교회 새 성전 입당예배에 부쳐


태초에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듯
그 말씀이 믿음의 집을 이룬 마천동교회 새 생전

가난보다 더한 절망에 무너지고
병마보다 더한 불안에 움츠리며
죽음보다 더한 공포에 소스라치던
불신이 만성화되어 묵시론적 비전을 잃은
바벨의 후예들이

저희 서기관들의 말과 같지 않던
그 말씀으로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내가 아는 한 가지는 이제는 보는 것이니
큰 산조차 평지 되게 한
그 권능의 말씀에 굳게 선

그 믿음의 사자, 설 봉 식
그 믿음의 표적, 마천동교회 새 성전


태초에 그 손길로 사랑을 빚듯
그 손길이 사랑의 집을 이룬 마천동교회 새 성전

좀도리 성미로 흙벽돌을 찍고
무일푼 헌신을 피를 쏟는 기도로 채운
저 종탑은
이 세상의 집은 내 집 아닌
나를 비우는 사랑의 기쁨

오리를 가라하면 십리를 가고
속옷을 달라는 이에게 겉옷까지 내어주며
그 아들을 내어줌으로만 그 사랑이 확증되는
나를 버리는 사랑의 아픔

그 사랑의 손길, 길 연 순
그 사랑의 표적, 마천동교회 새 성전


태초에 깊음 위 흑암에 빛을 발하시듯
어둔 세상 그 빛의 임재로 소망의 집 된 마천동교회 새 성전

그 소망을 세우고 헐며
한 번도 어려운 성업을 두 차례나 믿음으로 감행한
가없는 이 소망의 확장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이
열방을 향하여, 땅 끝을 향하여
다시 꿈꾸는,
이룬 기적보다 이룰 기적이 더할 이 거룩한 욕망

그 소망의 인내, 마천동교회 성도들
그 소망의 표적, 마천동교회 새 성전


믿음의 역사, 사랑의 수고, 소망의 인내
신앙의 삼원색으로 잿빛 세상의 백색광 된
참빛 마천동교회여!

어제처럼 오늘도
오늘처럼 내일도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깃발이 아닌 권능으로

마라나타 그날까지

빛을 발하라,
일어나
그 빛을 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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