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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설교 791: 믿음의 낭비

2011.09.04 17:40

김성찬 조회 수:815 추천:38

영혼일기 791: 믿음의 낭비
2011.09.04(주일)

오늘은 힘주어 ‘믿음의 낭비’를 설파했다.
믿음을 낭비해야 믿음을 얻는다,고 나는 목청을 드높였다.

고린도전서 12장 성령의 은사에서, “다른 이에게는 성령으로 믿음을(고전12:9)”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믿음도 성령께서 주시는 은사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한 교회 안에서도 믿음이 큰 자들이 있다. 믿음의 은사를 받은 이들이다. 그러나 믿음의 은사는 아무래도 믿음의 교회를 책임 맡은 담임 목회자가 그 누구보다도 더한 믿음의 은사를 받은 자라고 나는 여긴다. 그렇다.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목회자가 성도들보다 믿음이 작아 교회가 커나가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대체적으로 목회자의 믿음이 성도들보다는 앞서고, 더 큰 것이라는 경험칙을 부인할 수 없다.

교회는 믿음의 집이다. 믿음으로 지어져가는 집이다. 물론 그 믿음은 말씀에 기반하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교회는 말씀의 집이며. 동시에 그 말씀을 믿는 믿음의 사람들이 함께 지어가는 집이다.

나는 목회자에게 믿음의 낭비를 허하라고 성도들을 윽박질렀다. 오래 묵은 탄식을 다시 토해낸 것이다. 믿음 없는 동반자들 때문에 결정적으로 발목이 잡혀, 믿음의 낭비조차 해 볼 수 없었던, 그 호기(好期)를 놓친 안타까움을, 나는 다시 한 번 토해냈다. 믿음의 발목을 잡아 믿음으로 앞장 선 목회자의 힘을 빼버리는 중직들에 대한, 책망하시는 성령의 은총을 발했다.

넘어져 무릎 깨진다고 자라는 아이들의 발목을 묶어 놓는 부모가 그 어디 있으랴? 늙은이는 넘어지면서 죽어가지만, 애들은 넘어지면서 자라난다. 넘어질까 두려워 바깥출입을 금지시키는 소심함으로는 절대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성장시킬 수가 없다. 교회는 연륜과 상관없이 언제나 신생아 같은 공동체다. 그래서 우리의 구원은 날마다 새로운 구원이다. 날마다 새로운, 날마다 자라는 아이처럼 건강한 교회는 믿음의 낭비를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다. 넘어지면서 자라듯, 믿음의 교회는 믿음의 낭비를 통해 날마다 새로운 구원을 맛보는 믿음의 집을 세워나갈 수가 있다. 교회 안에서 믿음의 사람들이 앞장서서 믿음의 역사(役事)를 이뤄나가려 할 때, 교회는 그 믿음의 낭비를 나무라지 말고, 격려해 줘야 한다.

믿음이 은사일진데 믿음도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 성령을 소멸해서는 안 된다. 성령의 은사를 소멸해서는 안 된다. 믿음의 일은 세상적인 기준과 판단 위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에 들어 와 강단을 향하여 앉는 순간, 세속에 물든 자신을 완전히 버려야 한다. 이사야처럼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사6:5),” 라는 고백이 절로 터져 나와야 한다. 완전하게 자신의 공적, 이력, 능력, 지식, 경험, 재력, 힘, 지위 등을 배설물과 같이 여기고 두렵고 떨림으로 강단 앞에 서야 한다. 그래야 강단에서 터져 나오는 믿음의 선포에 온전하게 부복할 수 있다.

아이에게 넘어지며 자라는 것을 허하듯, 목회자에게 믿음의 낭비를 허하라. 넘어짐의 낭비를 통해 아이가 성장하듯, 믿음의 낭비를 통해 믿음이 강화된다. 믿음의 열매가 맺힌다. 투자 없이 거두려고 하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 성경의 비유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령께 받은 은사들을 썩히고 마는가? 한 달란트 받은 자의 문제는 움직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한 달란트도 믿음의 은사다. 그러나 그는 믿음을 투자하지 않았다. 한 달란트 밖에 받지 못한 데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뽕나무를 뽑아 바다에 심을 수 있다.(눅17:6) 한 달란트도 투자하지 않았음이 주인의 눈에는 악(惡)한 행위였다. 겉모습, 물량적으로 크고, 작음에 믿음의 성취가 있는 것이 아니다. 믿음의 성취란 내게 주신 믿음을 한껏 낭비하는 데서만 가능하다.

믿음은 내가 가진 능력이 아니다. 미디안 군사 13만5천명에 맞선 이스라엘의 사사 기드온에게 하나님께서는 3만2천명을 만 명으로, 최종 겨우 300명으로 줄여서 적의 대군을 맞서게 하셨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좇은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붙이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스려 자긍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삿7:2).” 이 말씀이 곧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삼상17:47)”이라는 말씀이다. 이는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믿음의 고백이다. “또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이 무리로 알게 하리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붙이시리라(삼상17:47).” 교회란 물질로만 세우는 것이 아니다. 믿음으로 세운다. 그러므로 믿음의 확신을 성령께서 주실 때, 우리는 믿음으로 전진을 해야 한다. 그 누가 발목을 잡는다고 주저앉아서도 안 된다. 그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손목을 잘라 버리고서라도 믿음을 낭비해야 한다. 산정을 향하는 알피니스트가 돌부리에 넘어졌다고 등정을 포기하지 않듯, 믿음의 사역자들은 그 어떤 난관이 앞을 가로막아도 믿음으로 전진해야 한다.

강단에서 선포 되는 믿음의 메시지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일이 믿음을 격려하는 첫걸음이다. 어제 대구 세계육상대회 높이뛰기 선수들이 뛰어 오르기 전, 스스로 손뼉을 쳐대며 긴장을 완화시키며, 관중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모습을 봤다. 아멘은 관중들의 박수소리와 같다. 비전을 묶는 불신앙의 중력을 믿음으로 차고 오르는 데 있어, 함께하는 이들의 아멘은 거의 절대적인 힘이다. 믿음이 은사요, 소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앙인들의 복음적 협력은 믿음의 열매를 거두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성령을 소멸치 말고 / 예언을 멸시치 말고(살전5:19-20).”

오늘 아멘으로 화답하지 않았다가, 예정된 진도도 안 나가고 책망해대는 목사에게 한 시간여 성도들은 혼쭐이 났다. 성령의 책망하시는 은총이라고 윽박질러대면서, 거침없이 편달을 가했다. 그러니까 이 모든 결과가 다들 네 탓이라고 몰아세우는 강단의 메시지를 저들은 묵묵히 들어줬다. 나만이 아니라, 성도의 성도됨을 가르치는 일에 한국교회가 실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인들의 눈치를 보느라 말씀을 말씀으로 가르치지 못한 죄를 회개했다는 용인 모침례교회 원로 이아무개 목사의 때늦은 뒷북도 실례로 섞어가며, 매운 소리를 내뱉었다.

이 시간, 돌이켜 본다.
오늘의 메시지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아닌,
당신들만 믿는 목사의 인본주의적 믿음을 가상히 여겨달라는 식의,
믿음의 왜곡이 아니었을까?


결코 강요될 수 없는,
불러일으킬 수만 있는 믿음을, 저들에게 보여주지 않았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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