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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문준경 1
소박(疏薄)과 시앗

소박(疏薄)

소박(疏薄)의 사전적 의미는, 남편에게 박대를 당하다,이다. 신랑에게 소박을 맞은 신부. 소박은 첫날밤과 궁합이 잘 맞는다. 신랑에게 첫날밤에 소박을 맞은 신부. 거기다 더해 소박(疏薄)을 놓은 신랑들은, 대체로 바람둥이다.

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서사적 장치에 있어서, 첫날밤에 소박을 맞은 여인은, 매우 요긴한 신파적 양념이다.

첫날밤에 신랑에게 <소박>을 맞은 <순교자> 문준경.
레알 드라마틱하다.

“문준경은 1891년 전남 신안군 암태면 수곡리의 문재경 씨의 3남4녀 중 3녀로 태어났다. 1908년 17세에 한 살 연하인 정근택과 결혼하였다.

이 결혼에 대한 상당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문준경 관련 최초의 책자인 『섬마을의 순교자』에서 시댁은 유복한 가정이었고, 시어른들은 며느리를 사랑했지만, 남편은 처음부터 외도하며 딴 여자와 살림을 차린 바람둥이로 묘사되고 있다.
(중략)
그리고 문준경에 대한 최초 영상물인 <시루섬>에서는 정근택은 이미 결혼 전에 임신한 내연녀가 있었으며, 신혼 첫날밤부터 부부의 도를 거부한 바람둥이로 묘사되고 있다.
(중략)
이렇듯 그간의 각종 기록물은 공통적으로 문준경의 결혼 생활이 정상적이 아니었다는 오해와 설명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정근택을 비윤리적인 인물로 그리고 있다.”(정원영 지음, 『영원한 전도자, 하나님의 사람 문준경』 pp. 232~234)

그러나, 이미 굳어진 그 신화에 반하는 진실 된 역사적 사실, 그 명백한 증거 자료를 들어대며,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있다.

정원영 목사.

그는 정근택 자녀들의, 가문의, 한 동네 사람들의 허다한 증언을 녹취해 풀어 놓고 있다. 이들이 서남권 해상왕 정근택 씨의 명예를 실추시킨 그 드라마를 수정해야 한다고, 역사적 증언과 근거 자료들을 흔들며 항변하고 있다.

“처남(정근택), 처남댁(문준경)이 시아버지 삼년상을 치르면서 무슨 생각을 안했겠는가?

어느 여인이라고 둘째 부인 들이는 것을 좋아하겠는가?

처남댁(문준경)이 처남(정근택)을 생각하고, 집안의 대를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니 부디 거절하지 말게나, 자네(정근택)가 이마저 거절한다면 처남댁(문준경)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주는 게 될 걸세.”(정원영 지음, 『영원한 전도자, 하나님의 사람 문준경』 p.56)

시앗-씨앗을 보기 위해 시앗을

시앗의 사전적 의미는, 남편의 첩,이다.

문준경은 10여 년 이상 건강한 부부 관계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으로는 정 씨 가문의 대를 이을 수 없다 결론을 내린다.

그런 와중에 시아버님의 장례를 치르면서 더 굳어진 결단으로, 문준경은 가문의 대를 잇는 정근택의 씨앗을 보기 위해 시앗을 두라고 남편을 설득한다. 동시에 문준경이 나서서, 출산 능력이 검증 된 과부를 간택한다. 문준경은 사별한 남편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둔 과부를 남편의 시앗으로 천거한다.

정근택은 거부하다가, 결국 받아들인다.

문준경은 시앗이 남편 정근택의 첫 씨앗을 출산하자, 손수 그 아이를 받는다. 이같이 가문의 대를 잇고자 하는, 문준경의 모진 의무감에 감동한 큰 시숙이 그 첫 아이의 이름을 ‘문준경의 마음’이라는 의미인, ‘문심(文心)’으로 지어준다.

이상이 부인할 수 없는 문준경 결혼사에 대한 진실 된 역사적 사실이다. 이 외에도 역사적 근거 자료와 증언들이 적잖다.

1943년도, 교단 해산 목적으로 일제가 재림론을 문제 삼자 진행 된, ‘형사재판소송기록(광주지방법원)’에도 문준경이 정근택과 10년 이상 부부관계를 유지했다는 신상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호적과 족보에도 문준경이 정근택의 본처로 여전히 기록되어 있다. 둘째 부인에게서 낳은 자녀 7남매도 모두 문준경이 법적 어머니로 되어 있다.

어제 만난, 『영원한 전도자, 하나님의 사람 문준경』의 저자 정원영 목사의 진술을 통해, 나는 더 명확하게 문준경 전도사의 일대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교단 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 문준경 순교기념관 건립에도 행정적으로 일조했던, 나는 그동안 정사(正史)처럼 여겼던 문준경 스토리에서, 첫날밤에 소박맞은 여인에게 어떻게 그녀의 시댁이, 자원한 복음 전도의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 줄 수 있었을까?라는 강한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정원영 목사의 증언을 들으며, 그동안 홀로 품었던 내 합리적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됐다.

정근택 씨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그 자녀들은 호소하고 있다.

동의한다.

2020.05.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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