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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예식설교 “You are my creator."

2007.11.10 23:51

김성찬 조회 수:1298 추천:29

벧전 2장 1-10오늘 나는 혼인예식 주례로 나섰습니다.

늦가을 다소 쌀쌀한 날씨였으나 이스턴캐슬웨딩컨벤션센타 야외홀은 빛나는 신랑-신부의 아름다운 자태로 화사했습니다.
정오에 시작된 혼인예식은 20분만에 끝났습니다. 축가가 다소 길어서 20여분이나 걸렸지, 권면의 말씀을 마친 시간은 12시 11분경이었습니다. 예식 후 하객들은 이구동성으로 매끄럽고, 절제된 멋진 예식이었다고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좋게 말해서 그렇지 복심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 주례사 그나마 짧아서 너무 좋았다는 말입니다.

나는 지난 2005년에 이어 금년 5월 펜실바니아(Pennsylvania)주 랑카스터(Lancaster)라는 도시를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재세례파(Mennonite) 성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유럽을 떠나, 신대륙으로 들어 와 정착하여 세운 종교도시입니다. 그 도시는 미합중국을 이끄는 복음주의의 힘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매우 귀한 곳입니다. 그곳은 뉴욕과 한참이나 떨어져 있어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쉽게 들릴 수 없는 곳입니다. 저는 미국에 들어가는 이들이 다른 그 어떤 곳 보다 꼭 이 도시를 순례(?)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습니다.

그곳에는 성막(Hebrew Tabernacle)이 재현되어 있고, 18세기 생활양식을 고집하며 전깃불도 없이 호롱불로 밤을 밝히며 살아가는 재세례파 원리주의 집단 아미쉬(Amish) 마을이 있습니다. 그 마을은 더 소박하게 더 심플하게, 교회 중심으로, 예배 중심으로 오직 예배와 경건한 삶만을 추구하는 신앙의 원형을 우리들에게 나타내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마차를 타고 다니며, 순수 농경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그곳의 신앙과 농산물들은 역설적이기도 ‘웰빙’ 시대에 무공해 신앙, 무공해 농산물로 세계적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긴 것입니다. 모두가 병든 21세기에도 그들은 여전히 건강했고, 건강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설 만큼 당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도시에서 빼놓을 수없는 또 하나의 신앙적 보물은 SIGHT &SOUND THEATRES입니다. 복음 전파를 목적으로 성경 이야기를 복음적으로 각색한 뮤지컬을 공연하는 2천석 규모의 대형 극장입니다. 그곳은 평일에도 미 대륙 전국각지에서 찾아 온, 미국을 이끄는 참힘인 2천만 복음주의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입니다.

지난 2005년에는 성서 이야기를 복음적으로 각색한 드라마 'RUTH'을 감상했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룻 이야기를 단순히 ‘효’라는 관점에서만 이해했지만 그 뮤지컬을 통해 보편적 세계주의자인 보아스를 통해 고발 당하는 저들 이스라엘의 편협한 선민사상을 직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년에는 그 뮤지컬 “In the Beginning"(천지창조)을 감상했습니다. 입체적이고, 환상적인 초대형 무대와 복음에 온전히 절은 뮤지컬 가수들의 열창은 매우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과연 미합중국을 이끌어 가는 참된 힘, 그 복음의 힘이 절감되는 한 사건이었습니다. 영어로 노래하는 뮤지컬인지라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성극이라서 그 흐름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하와(이브)가 아담이 죽어가는 장면에서 아담을 향해 울부짖으며 곡하던 노랫말 중 이런 가사가 순간 귀에 속 들어 왔습니다.

“You are my creator."

"---!!!."

순간 나는 무릎을 쳤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그래,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지어가는 우리는 장인(匠人)이라고

그렇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창조자입니다. 아내 또한 남편의 창조자입니다.
10년 후의 내 남편의 모습은  오늘 남편을 빚고 있는 그 아내의 창조물에 다름이 아닙니다.
역으로, 오늘 내 아내의 모습은 그 한몸되어 살아 왔던 세월 동안 남편인 내가 빚어 놓은 작품입니다.

이내, 가슴이 콱 매어 오면서 회한의 눈물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 건축가였는지? 비단 아내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식들의 얼굴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성도들의 파리한 몰골도 떠올랐습니다. 오늘 그들의 모습이 바로 내 창작품이라는 사실에 깊은 죄의식을 주체할 길이 없었습니다.

“You are my creator."

베드로 사도는 사람에게 버린 바 된 자들인 우리를 신부 삼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지어 주시는 신랑되신 산돌 예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벧전 2, 3-4). 그리고 그분은 형편없는 우리를 사랑과 선행으로 격려합니다(히 10,24). 이렇게 말입니다. "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벧전2,9)."

나에게 상처받은 영혼들이, 이 말씀의 주인공이신 창조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권면으로 회복되어가길 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기도하고 있으면, 앞으로도 기도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 또한 산돌되신 그분에 의해 다시 긍휼의 대상으로 지음 받기를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 너희가 전에는 백성이 아니더니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긍휼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제는 긍휼을 얻은 자니라(벧전 2,10).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