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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교회 담임목사 이취임 • 선교사 파송 및 임직예배  - 2016.06.19(주일) 오후 4시-

나는 이 예배에서 다음과 같은 격려사를 했다.

격려사 
황은연 담임 목사 이임 및 선교사 파송에 대한

저와 황은연 목사님은 천년지기입니다.
지난 천구백년대에 만나서 오늘 이천년대까지 주안에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청학교회 담임 목사직을 내려 놓고 선교사로 파송을 받으신 황은연 목사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죽음•여유•한 책
그리고
코스모폴리탄•크리스천

1. 죽음에 대해서

저와 천년지기인 황은연 목사님의 생의 여정은,
그분이 세계사를 가르치던 코스모폴리탄에서 성경대로 산 크리스천으로 변화 된 일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신분 변화로 인한 죽음에 대한 그분의 입장도 
그 궤적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 천년 전에 저는 서호교회 중고등부 교육전도사였고, 
황은연 집사는 뭔가 회의가 깊은 고등부 교사였습니다.

그 시절 그분은 입버릇처럼 '죽고 싶다'라는 말을 자주 내뱉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죽지는 않더라구요. 

그러니까 메멘토 모리(Memento mori)-그녀는 그 시절 인문학적 죽음에 대한 명상을 하고 있던 코스모폴리탄이었다고 생각 됩니다.

그런데 정말 그분은 죽었습니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
'죽음을 사는' 성숙한 크리스천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 / 32 내가 사람의 방법으로 에베소에서 맹수와 더불어 싸웠다면 내게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고전15:31-32)

그 구체적인 실례가 죽음에 대한 고뇌 많던 여집사가 목사가 되어, 날마다 죽는 죽음을 마다하지 않음으로,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16:31) 

수신제가치교평천하,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불신 오 남매의 장녀로, 믿지 않는 남편과 시어머니까지 온 집안 식구들을 일망타진하듯 예수를 믿게하고, 교회의 중직들로 세운 위대한 사건은, 황목사님께서 날마다 죽는 크리스천의 삶을 살아오셨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그래서 제일로 어렵다는 날마다 죽는 가정 목회로,
오늘 구원받은 온 가족이 이렇게 든든하게 청학교회를 세운 것입니다.

황은연 목사님께서 항상 죽음과 대면하고 있는 종말론적 신앙을 격려하고 지지하며, 그 결과로 얻은 수신제가치교평천하 목회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우리가 함께 기억해내야 할, 
또 한 사람의 죽음이 있습니다. 

그분은 아내를 예수께 뺏긴, 
황은연 목사님의 남편이신 故 원유동 장로님입니다.

오늘 청학교회의 부흥과 영광은 그의 몸을 팔고, 그의 사업을 팔아 아내인 황은연 목사님의 목회를 죽으면 죽으리라고 도왔던 故 원유동 장로님의 사력을 다한 헌신이 큰 밑거름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순종하는 믿음이 대를 이어가며 든든하게 교회를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늘 보신바대로 황목사님께서 집사안수를 받은 따님의 머리에 안수하는 특별한 장면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이런 귀한 장면은 이천년 교회사에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 날마다 죽는 황은연 목사님의 자기부인으로 구원받은 가족들의 수고와 헌신은, 이제 사마리아와 땅끝으로 확장되는 선교적 대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이에 축하하며, 그 죽어 산 믿음의 역사를 격려합니다.

2. 여유에 대하여

황은연 목사님은 매우 여유가 있는 분입니다. 생각의 여유, 삶의 여유, 그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와 베품의 폭과 품이 깊고, 크다는 말입니다. 

한도도, 시제도 없고, 대상도 차별 없는 타인에 대한 여유, 타인에 대한 무한 배려와 베풂이 가없는 분입니다. 그분은 하나님께 받은 위로가 크고, 그 위로를 잊지 않는 분임에 틀림 없습니다.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고후1:4) 

그 삶에 대한 여유로, 황목사님께서는 오늘 한 발 먼저 담임목사로서의 사역을 흔쾌히 내려 놓으셨습니다. 마지막까지 욕심의 끈을 놓지 않으려다 실패한 선배들의 우행을 반면교사 삼으신 지혜로운 분이십니다.

황은연 목사님의 정년은 아직 이년 반 정도 남아 있습니다. 곧 바로 은퇴하지 않은 이유는, 개척자로서 그 사랑과 믿음의 연대가 단단한 성도들과의 관계를 정리를 함에 있어, 그 예견되는 충격을 줄여보려는 선한 의도 때문입니다. 

이 예배는
보다 충격이 덜한 바통 터치를 위한, 
과제 해결 방안으로서의 선교 목사 파송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예비적 슬픔을 나누는 지혜와 방법론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황목사님께서 선교 목사가 뭔지 모르기 때문에 그 파송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합니다.

3. 선교란, 이런 것입니다.

노동혁명가 박노해 시인이 소련의 붕괴로 이념 구도가 무너진 상황에서 제 3의 길을 모색하면서, 이런 멋진 말을 내뱉었습니다.

나는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 

그래서 그는 사진기 하나를 들고 지구촌 오지를 찾아 다니며, 농촌 살리기 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선교(사)란, 과거를 땅에 묻어 버리고, 내일 서서 오늘을 견디는 것입니다.

매정한 소리지만, 
생명 같는 교회의 안녕과 부흥을 위해 담임 목사직을 과감하게 내려 놓은 황목사님께서도, 내일에 서서 오늘을 사는 산뜻한 청지기 정신으로, 재무장하는 선교사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우입니다만, 
은퇴를 눈앞에 둔 분께서 장래의 일을 말하는 청소년을 세우는 지난한 사역을 꿈 꾸고 있다는 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저는 질풍과 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그 누구도 어거할 수 없는, 결과가 빤한 청소년 사역을 선교 목표로 황 목사님께서 세웠다는 말을 들으며, 

저건 
노인의 복음적 주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복음적이라는 말은 
성경에 늙은 이가 꿈을 꾼다는 말씀이 분명히 기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행 2:17) 

그러나 주책이라는 말은 
그 노구로 가당치 않는 목표를 세웠다는 비아냥입니다.  

아닙니다.
복음적 주책이란,
<말씀>대로, <주>께서 <책>임을 지신다는 말씀입니다. 

주께서 앞장 서 가시며
그 선한 목표를 이루어 주실 줄 
굳게 믿습니다.

저는 
이시간 아픈 조언을 한 마디 더 덧붙이려 합니다.

오늘 담임 목사로 취임하시는 유영승 목사님은 그분이 해군 군종감을 역임했다는 관록이 아니라, 취임사를 발하면서 쏟은 감사의 눈물로 매우 훌륭한 목회자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유영승 목사님을 2대 담임목사님으로 모시게 된 청학교회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족공동체를 넘어서는 보편적 신앙공동체로의 전환, 그 적절한 기회를 청학교회가 얻었다는 말입니다.

원기과 황색 물기를 
좀 빼는 
여유가 요청 된다는 말입니다.

또한 청학교회 성도님들께도 당부 드립니다. 
오늘 이취임식과 선교 목사 파송을 통해 청천벽력 같은 황은연 목사님의 한 발 물러나심에 대한 충격이 다소 완화되길 소원합니다.

청학교회에 이런 희귀한 예비적 슬픔 나누기의 기회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황/유 목사님의 지혜로운 결단에 감사하는 성도들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기간 동안 아름답고 향기로우며, 성공적인 바통 터치를 이룰 수 있도록 흔들림 없는 충성과 믿음을 교회에 바치는 성도들이 되길 바랍니다.

4. 한 책에 대하여

황은연 목사님은 그 어렵고 권위 있는 프리셉트 성경연구원의 상임 연구원이십니다. 그분은 목회 일생 성경 한 책에 올인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육화하심으로 오늘 가정과 교회 목회에 승리를 이루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감히 이런 당부를 드립니다.

말씀에 붙들려 
말씀대로 말씀해 오신 말씀을 
말씀처럼 이루는 말씀이 되길 
말씀으로 부탁 드립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이임식 격려로 선사합니다.

'I am crucified with Christ.'

갈라디아서 2장 20절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아멘

💕💦💕💦💕💦
2008.03.08 쓴 시

(남양주시 북단 그 끝에 청학리 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그 동네가 예전에는 어둔리라 불렸답니다. 어둠이 서둘러 오는 곳이라서 어둔리 라고 했답니다.

어제 그 동리 뒷산엘 갔었습니다. 

암 수술 후, 그곳에 찾아 들어 건강을 얻은 남편 원유동 장로님과 목회와 흙 일을 겸하여 즐기는 황은연목사님과 선선한 시간을 갖었습니다. 몇몇 동지들과 함께.

어둠이 서둘러 온 곳 - 어둔리, 그 애틋한 안식 - 이 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구절 시구로 읊어 봅니다)

~~~~~~~

어둔리에서 

서둘러 온 어둠이 
애틋한 안식된 
어둔리의 이 밤은 

이미 어둔 생生된 암병동에서 
어둔 내장 뒤집어 반생半生을 떼어 내  
밝은 창공에 아련히 매단 
낮에 나온 반달 

어둠이 한 발짝 먼저 찾아 와 어둔리라 불리는 
쉬 어둔 이 골짜기에서 

대낮 천지 어둠을 몰고 온 세찬 폭우소리를 
옥창獄窓을 통해 무사한 맘으로 듣는 
낭랑한 무기수의 안식처럼 

죽어 다시 산 이들이 
저 생에서 이생을 바라보며 
토해 낸 
거듭남의 감격처럼 

반환점을 먼저 돌아 
한낮에 어둠을 탐독하는 
한 발 앞 선 죽음을 담담히 관조하는 
생의 이 희열 

동창東窓이 벌써 밝아 
납덩이 된 저 대처大處의 아침보다 
발걸음도 가벼운 이른 하굣길마냥 
반생半生을 암병동 영창에 붙들어 매단 후 

서둘러 찾아 든 어둔리의 이 밤은 

반생을 이미 날린 그 허허로움마저도 
야문 안식되게 한 
어둔 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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