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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예식설교 920: 고(故) 목사 전덕원

2012.01.30 15:08

김성찬 조회 수:1049 추천:41

영혼일기 920: 고(故) 목사 전덕원
2012.1.30(월)

지난 2012년 1월 28일 토요일 새벽에 전덕원 목사가 갔다.

나는 지난 2011.12.09(금) 그가 입원해 있던 국립암센타 52동 535호(5층)를 다녀온 이야기를 쓴, 「영혼일기 872: 목사 전덕원은,」에서 이렇게 썼다.


……………전략(前略)

목사 전덕원,

 

목사 전덕원으로 복무하는 그 병상은 목사인 그의 임지다.

임지가 그 어느 곳이든 목사로 복무하는 그곳이 그의 교회다.

 

오늘 교회인 그의 병상에서 가쁜 숨으로 복무하는,

목사 전덕원은 제 사명을 온 몸으로 감당하고 있다.

 

숨 가쁘게, 숨넘어갈 만큼 치열하게.

 

목사 전덕원은

궂은 제 사명에도 온 몸을 불사르는 헌신(獻身)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사명의 고통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생생히 보여주면서

고통인 사명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적나라하게 온몸으로 해설해 주면서

 

국립암센타 52동 535호(5층) 복무자

목사 전덕원은,


그리고 그제 나는 그의 부음을 들었다. 그제 오후 몇몇 목사들과 함께한 임종예배에서 고(故) 전덕원 목사의 장례예식을 맡은, 감찰장 윤의광 목사님께서는 설교를 통해 그의 죽음에 대해 요한계시록 14장 13절을 본문 삼아, 이렇게 말씀하셨다.

“또 내가 들으니 하늘에서 음성이 나서 이르되 기록하라 자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시매 성령이 이르시되 그러하다 그들이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그들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하시더라.”

두 가지다.

하나, 그의 죽음이 준비된 죽음이라 다행이며, 값진 것이다.

준비된 죽음이라 함은 근 1년여 지옥 같은 암 투병 중에 그가 하나님께 흘린 사죄의 눈물이 그의 영의 천국행을 가볍게 했을 거라는 말씀이다. 죄 가운데 살다가 급사해 버려 자신을 정결케 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죽음에 비하면, 그의 긴 투병생활은 외려 하늘과 땅의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허물과 죄를 사죄하며, 용서받고 떠날 수 있는 은총이 그에게 주어졌다는 말씀이다.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의 복에 더해, 그의 죽음은 준비된 죽음으로 더 빛났다는 말씀이다. 고난 속에서도 감사의 조건을 찾아낸 설교자의 영적 혜안이다.

둘,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그 어떤 깨우침을 주는 죽음이란다.

좋은 시(詩)나 글이란, 많은 이들에게 여러 해석을 가능케 하는 시(詩)라는 말이 있듯, 좋은 설교란 듣는 회중들에게 여러 각도로 제 각각 깨우침을 주는 설교다. 마찬가지로 죽음도 많은 이들에게 그 어떤 깨우침을 주는 죽음이 귀감이 되는 죽음이라는 말씀이다. 그래 1953년생인 그는 60도 못 넘기고 서둘러갔다. 신학교 졸업 후 세상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 온지 4년여 만에 목사로 갔다. 그 장례식장엘 들렸다가 각각 제 사역지로 되돌아가던 사람들은 어떤 각성을 했을까? 윤 목사님은 자신이 그 죽음에서 깨우친 바에 대해 뭐라 언급하지 않으셨지만, 아쉬웠던 사명자로서의 그 서둔 죽음이 우리가 나눠져야 할 사명의 짐임을 말하고 싶으셨던 것이 아니셨을까?

그리고 어제 2012년 1월 29일 주일 저녁 나는 그를 다시 찾았다. 그 빈소를 채울 목회적 동지가 거의 없다 여겼기에. 그리고 오늘 1월 30일 월요일 오전 6시, 나는 그의 발인예배 설교를 했다. 본문은 윤 목사님에 의해 주어졌다. 마태복음 20장 1-16절에 나오는 ‘포도원 품꾼의 비유’였다. 이 본문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의해 먼저 믿는 자나 나중 믿는 자나 동일한 구원(영생)을 얻는다는 취지의 비유다. 그런데 윤 목사님께서 뒤늦게 헌신한 고(故) 전목사님의 유족들을 격려하려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는 제목으로, 이 본문을 택하셨단다. 순서지에 본문과 제목이 이미 들어가 있다며 나에게 그 본문과 제목으로 설교해 달라고 하셨다. 나는 순종했다.

나는 강조했다. 비록 11시 오후 5시(5학년)에 부름을 받았지만, 11시에 부름 받은 자들처럼 그 헌신의 질은 그 누구보다 진했을 터, 라고. 다시 돌아 와 목사로 죽을 수 있는 이 영예야 말로, 하나님께서 그를 목사로 택하여 부르신 은총의 열매라고 강조했다. 그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그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그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며(딤후4:7-8), 남은 유족들은 부활의 신앙에 굳게 서서, 주께서 다시 오실 그날에 그를 반가이 만나게 될 소망에 굳게 서라고 권면했다.

모두에게 준비된 죽음답게 장례일정은 흐느낌도 거의 없이 정중동(靜中動) 진행됐다.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고, 막벨라 굴 같은 납골당에 그 유골은 안치되리라.

그리고, 훗날

주의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로 친히 하늘로 좇아 강림하시리니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 / 그 후에 우리 살아남은 자도 저희와 함께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리니 그리하여 우리가 항상 주와 함께 있으리라 / 그러므로 이 여러 말로 서로 위로하라 -데살로니가전서 4:16-18. 아멘.

100배나 더 받을 보상

신학생 시절 나는 그와 우연히 소사에서 영등포로 향하는 시외버스에 함께 몸을 실었다. 한참 후, 역에서 그와 헤어져 내린 나는 버스가 나를 내려놓고 출발한 직후, 내 가방을 그 버스에 두고 내린 것을 알아챘다. 버스 안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던 중, 그의 입담에 취해 나는 하차할 지점에 이르러가방을 챙기지 않은 채 하차해 버렸던 거다.  그의 말씀의 권능은 그만큼 대단했다.

그후, 30여년이 흐른 후, 그는 나에게 다양한 종류의 가방들을 선사했다. 그이 때문에 잃었던 가방 하나는 십 수배나 되게 보상된 것이다.

난 어제 어느 목사님이 연 3일이나 가버린 목사를 위해 장례식장을 오가는 나에게, "복 받을 거라"고 덕담을 해줬다. 나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故 전덕원 목사가 자기 때문에 잃어 버린 가방을 나에게 열 배 이상 보상해 준 것처럼, 나의 작은 그에 대한 중심어린 배려를 하늘에서 100배가 더 되게 보상해 줄 것을 나는 굳게 믿는다. 왜냐하면 그는 반드시 보상을 잊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 난 반드시 복을 많이 받을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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