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5: 분분한 낙화
2013.04.19 22:34
영혼일기 1265 : 분분한 낙화
2013.04.19(금)
세인들의 경험칙에 의하면,
지난 주 만개했어야 할 DY 별곡리 천변
성질 급한 벚꽃들이 무려 일주일이나
날 기다리느라
오늘에서야 만개했다.
지체 된 꽃 봄은
나를 위한, 나의 봄이었다.
완연한 봄날.
결코 흔치않는 봄날같은 봄날에
즈려밟히는 紛紛雪에 취해
마냥 행복에 겨워서 천지사방을 휘젓다가
그 미친흥을 주체할 길 없어서 즉흥적으로 이렇게 읊조렸다.
분분한 낙화
사랑인가 봐
표현할 길 없어 아픈
전할 길 없어 뒤척였던
짝사랑처럼
분분 날리는 꽃잎 꽃잎들
저건
별리보다
후회보다
더딘 내 고백에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미처 건네 듣지 못한 채
이슬처럼 한 발 앞서 떠나며
교접 없어 불태우지 못한 사랑의 정염(情炎)을
분신(焚身)으로 마감한
티끌 연서(戀書)
살아
못다 띄워 보낸
분분설(紛紛雪) 되어
천지사방을 촉촉하게 휘감아 돌며
소곤대는
사랑의 밀어(密語)
백골분(白骨粉) 되어서라도 다가 와
주체할 길 없이 즈려 밟히는
끊을 숨 없는
저
연모의 별곡(別曲)
분분 휘날리는
광염(狂炎)의
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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