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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9: 고마웠어, 아지야 ♡ 2013/06/20/A.M10:50

2013.06.20 11:42

김성찬 조회 수:719 추천:27



영혼일기 1329: 고마웠어, 아지야 ♡ 2013/06/20/A.M10:50

2013.06.20(목)

 

고마웠어, 아지야 ♡

나는 그 뺨을 어루만졌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을 추억으로 선사하고,

아지가

오늘 2013/06/20/A.M10:50

육신을 벗어났다.

 

육신에 마음이 있는

마음에 육신이 있는

 

아지의 육신인 마음에서 눈물이 비쳤다.

 

지난 세기 1999/01/27 수요일

아지는 우리 가족이 되었었다.

 

태어난지 석 달만에(1998년 생) 

그러니까 아지는 열 다섯살 바기다. 

 

한 겨울에 왔다가

기어이 우리 안에 봄을 불러내고,

봄을 창출해 내느라 힘이 겨웠던지

이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애족·애국·순국·순교의 달에 우리네 하늘 아이는

마른 육신을 비웠다.

 

육신과 마음이 하나인

일생 한 생명뿐이라는

 

다시 날 수도, 다시 날 필요도 없는 몸

몸, 그 자체가 영생의 표지인 완전한 몸을 지녔기에

 

남김 없는 순종, 남김 없는 충성, 남김 없는 구애, 남김 없는 사랑, 남김 없는 용서, 남김 없는 헌신

 

그 온전한 태생적 번제물로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나누다가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눈시울 적신

영원하고, 완벽한 이별을

아지는

우리에게 고했다.

 

과업을 다 마치고,

졸업장을 받아 든 교정으로

다시 돌아 올 이유가 없듯

 

다 바치고

다 비우고

다 이루었으니

 

탈대로 다 타버렸기에

그 후회의 흔적조차 없는 사랑으로

생멸(生滅)의 완성을 이루었기에

 

다시 돌아 올 이유가 없기에

다시 만날 이유가 없기에

 

다시 불러 낼 이유가 없어서

아쉬운 

 

생자필멸(生者必滅), 회자정리(會者定離)는 어김없이 이루었어도,

거자필반(去者必返: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만은 절대로 없다는 

영혼없다는 아지와의 기약 없는

별리 아닌 영결(永訣) 

  

그래도 아쉽다.

그래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