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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1: 일촌(一村) 문자

2012.09.05 07:48

김성찬 조회 수:517 추천:30



영혼일기 1051: 일촌(一村) 문자
2012.09.05(수)


두 차례나 뼈와 살을 조장鳥葬 치르듯 발라 낸
생과 사의 환승역으로 질주해 가는
빈 골수에 날아 든

제 살 떨린 듯 바르르

야윈 그녀의 심사를 토닥토닥 다독거리며
천 길 먼데서

그녀의
그녀들이 보내 온
일촌(一村) 문자


두렵지 응, 엄마,,, 떨지 마, 엄마,

속력에 정비례한 심박동의 거친 뜀질에
숨넘어가던
그녀를 바짝 옆에 태우고서도

엑셀에 가하는 질주 본능만큼 팔팔해지는 올림픽 도로에서
세느 강보다 더 광대한 풍광이나 즐기는 나들이객처럼  
하롱하롱 나루질하듯 핸들을 조작해 가던
나는

동행이 동심이 아님을
동승이 일심이 아님을

일촌을 넘어서면 모두가 무촌임을
한 다리 건너면 감각도 없어지는 것임을
속 따갑게 곁눈질로 익힌
 
머리털까지 센 바 된 전지전능한 암 병동에서
뗏장조차 말려버려 덧씌운
가발조차 덜컹거리던
그녀만의 불안이란,

내겐 전혀 전이되지 않는 종양임을

전이되지도 않는 종양이라서
안도의 한숨도 불필요한

단지
미안함에

 

나는 이내
허리를 곧추 세우고는

양손으로 핸들을 단단히 부여잡고

정면을 직시하며

쾅쾅,

클랙슨을 눌러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