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4: 기침起寢 미제된 내 영혼의 새벽을
2012.10.13 21:50
영혼일기 1094: 기침起寢 미제된 내 영혼의 새벽을
2012.10.13(토)
기침起寢 미제된 내 영혼의 새벽을
수건돌리기 하다가 과녁 눈치 못 채게 술래가 뒷짐에 수건 살짝 흘리듯 그녀가 낼 주일인데 설교 준비 안하느냐고 슬쩍 한마디 내 뒤통수에 흘리곤 황급히 사라진다 난 후세의 복음서라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 제1판 12쇄를 뒤적이며 엠비씨 창사 51주년 기념 2012년 추석 특집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를 이어폰으로 재생하면서 그의 시 <영혼의 새벽>에 뒤척거리던 중이었는데 "신비한 응징자에 휘둘려 / 졸던 짐승 속에서 천사가 깨어"나기를 그녀는 희원하고 있었던가 보다 몇 사람이나 된다고, 그 누가 들을 귀 있다고 기침起寢 미제 된 내 영혼의 새벽을 깨우려 드느냐고 나는 그녀가 사라진 허공에 대고 졸던 짐승 잠꼬대를 내뱉었다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는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육지를 탐하는 욕망이라도 옹글어서 노랫말 기념비의 주인공이라도 됐다지만 전원 교향곡의 개안녀처럼 다시 눈먼 황홀경으로 돌이킬 마음의 시력조차 세속 욕망에 망실 당한 눈 뜬 장님이 되어 내 영혼의 노랫말을 저 바다에 앗긴 나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술래를 성가셔 했다 몇 사람이나 된다고 누가 들을 귀가 있다고 한 영혼의 천하 보다 귀한 존재 가치마저 망각해 버린 물량주의에 매몰 된 나는 기침起寢 미제된 내 영혼의 새벽을 깨우려드는 신비한 응징자를 거부했다 나를 거부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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