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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행복

2012.11.14 23:15

김성찬 조회 수:518 추천:28

영혼일기 1122: 행복
2012.11.14(수)


행복


밤이 깊어 가는데

현관문 입구에 귀 쫑긋 세우고 곧추 앉아

십년 세월 한 이불 덮은 엄마 내음을 학수고대하는 발바리 아지

 

이미 빛바랜 오늘에 기댄

망부석 된 미물의 무망한
저 바람

 

그 애틋한 광경이 못내 안쓰러워

아지야 아지야 엄만 오늘 안 와

내일도 안 올지 몰라

아니 내일도 모레도 못 온대

귀엣말로 간곡히 속삭여도

 

내일이 뭔지 모르는

기다림인 오늘 뿐인

저 마중물

 

내일이 오늘이고 모레도 오늘인

오늘밖에 없는 영원한 오늘을 살아

한 눈 팔 일도 무망한 체념도 있을 수 없는

영원한 기다림만을 연주하는 변절 없는 단심가로

마냥 행복에 겨운

영원한 오늘을 사는

내일 없는 아지의
부도 없는
저 행복

 

엄마가 반드시 되돌아 올

그 오늘까지

억겁을 지새우더라도

반짝반짝 밤을 밝힐

저 새벽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