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 다시 하루를
2012.07.08 20:00
영혼일기 1021: 다시 하루를
2012.07.8(주일)
다시 하루를
벌써
하루가 짜다
혓바닥을 길게 문밖으로 빼내
담장을 타고 넘는 능구렁이처럼 내굴리며 다셔 본 입맛
아침 공기가 짜다
신 새벽 잠결에서부터
금간 육신을 삐져나와 안면에 서린
성에 꽃 범벅 된 눈물이
해빙된 암염처럼 짜다
밤새
천 년 짜디 짠 찌든 세월의 응어리가
만년설조차 녹아내리게 한 신열身熱에 모질게 시달리다가
물 없는 구름처럼 휘발되어
소금밭을 이뤘다
나는
벌떡 일어나
그 누가 기침하기 전에
그 누가 지나치기 전에
파편 된 생의 사금파리들을
서둘러 그러모으고 있다
말끔히
아무도 모르게
내 수치의 거품을 내 뿜는 잠결에
분출한 천 년 묵은 암염처럼 쓰디 쓴 잠꼬대를
어제처럼 오늘도
흔적 없이 지우고
하루를 연다
뿌리 없는 조화처럼
헛헛한 미소로
분칠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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