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2011.01.18 09:57
영혼일기 644: 빈집
2011.01.18(월)
詩/빈집
있으나없는 다락같은 별장을 홍천공작산에 둔 친구가 집이란 일주일을 비워두면 거미집이 되고 삼주를 방치하면 온갖 파충류들의 별장이 되고 석달을 문걸어 잠궜더니 웬걸 공공칠 백일 침투작전에 성공한 서생원들의 소굴이 되더라며 그 무엇이라도 사는 집을 설파한 10년 만에 최저기온을 갱신한 강원도 심곡 빈숲 빈집 보일러가 속 터져 냉골 된 낭패로 집 아닌 집 타인의 빈집으로 틈입해 들어가다가 편 빈집론(論)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내버려 둔지 석 삼 년 된 내 심실(心室)에는 과연 무엇이 둥지를 틀고 있을까 적이 염려되어 두려운 맘으로 내 안에다 그어본 부싯돌 일순 번쩍이다 이내 사라진 불빛의 잔영에 비친 개구리 이 파리 얼핏 들린 늑대울음소리 아~내 안에 가득 찬 몬도가네 화상들 비워두면 절로 정숙해질 거라고 내버려둬도 한번 집은 영원한 그집이라 여겼던 방심과 자만이 한순간 와르르 무너져 내린 빈집은 없다며 집이란 비워두면 그 무엇이라도 그 누구라도 들어와 사는 거였다며 나직이 내뱉던 다락별장을 둔 친구의 한기(寒氣)서린 푸념이 광야의 소리되어 쩌렁쩌렁한 내 영혼의 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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