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에도 안식이 없으나
2010.11.09 16:00
2010.11.09(화)
詩
안식일에도 안식이 없으나
詩 寧木 김성찬
畵 피어나는 나리
화장실에 들어서다 고꾸라진 늙은이가 아예 자리를 편다
다시 그 자리는 제 자리에 자리하지 않는다
자리를 보전하고 누운 늙은이는 다시는 일어서지 않는다
걸어가야 할 길을 다한 늙은이는
첫 걸음마를 뗀 아이가 이내 뒤뚱거리다 넘어진다
다시 아이는 요람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엎어진 몸을 일으켜 세우려 안간힘을 다한 아이는 끝내 다시 발기한다
걸어야할 길이 천리인 아이는
일어서야 걸을 수 있어서가 아니다
걸어야 하기에 일어선다
걸어야 하기에 일어 선 사람은
걸어야 할 길을 걷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걸어야 할 길이 만리 메마른 길일지라도
갈 곳이 골고다̂인 사람조차도
비아돌로로사 ̂
피할 수없는 길아닌 길을 위해 일어선다
안식일에도 한 줌 안식이 없으나
걸을 길이 있어 걸어야 할 사람은
걸을 길을 마땅히 걸어야하기에 일어선다
벗어날 수 없는 질곡이라도 질곡이 있어 일어선다
피할 수 없는 험곡일지라도 험곡이 있어 일어선다
내일을 가야할 길 위에 선 사람은
길을 길 되게 하기 위해
오늘을 떨치고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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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고다(Golgotha)는 '해골'(Skull)을 뜻하는 아람어이다. Calvary(갈보리. '벗겨진 머리' 혹은 '해골'이라는 뜻의 라틴어 calva에서 유래)라고도 함. 예루살렘에 있는 해골 모양의 언덕으로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장소.
̂ 바이돌로로사(Via Dolorosa)는 `슬픔의 길(sorrowful road)`이라는 뜻으로서, 빌라도 법정에서 골고다 언덕에 이르기까지의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의 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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