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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發 대한민국 후폭풍 A~Z까지

기사입력 2008-10-03 18:44 임혜선 lhsro@asiaeconomy.co.kr
 
최진실[사진=라이브코드]
최진실 씨의 자살 여파가 미국발 금융위기를 무색케할 정도로 한국사회 전체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정치권은 '최진실 법' 제정 공방으로, 사회적으론 '베르테르 효과'로 인한 모방 자살이, 경제적으론 '찌라시'에 따른 '사채 괴담'이, 인터넷에선 '악플 논쟁' 등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최진실 發 후폭풍은 세계 금융위기와 국내 경기침체, 멜라민 파동 등 그동안 우리 사회를 뒤흔들던 외생변수 들을 무대 뒤로 끌어내린 채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최진실법' 제정 논란

최진실은 故 안재환 사망사건을 둘러싼 악성괴담과 인터넷 악성 댓글로 괴로워하다 자살했다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사이버 안에서의 인격모독을 차단하기 위해 대책이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추진중인 사이버 모욕죄 및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 아울러 형법상 명예훼손죄 강화, 사이버 윤리법의 별도 제정 등도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故 최진실의 자살로 인터넷 '악플'(악성댓글)에 대한 폐해가 극명히 드러난 만큼 사이버 모욕죄 및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을 개정하는 등 이른바 '최진실법'을 처리키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는 만큼 법안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고 사이버 모욕죄 신설에 대해 반대하며, 형법상 명예훼손죄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상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처벌하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에 대해 '표현 자유의 억압'인지 여부를 놓고 정기국회에서 여ㆍ야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모방 범죄 '베르테르 효과'

故 최진실 자살 충격이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모방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故최진실은 지난 2일 오전 6시 15분 서울 잠원동 자택에서 샤워부스에서 목을 맨채 숨졌다.

3일 오전 故 최진실의 자살방법을 그대로 모방해 50대 주부와 30대 여자가 목숨을 끊었다.

전남 해남경찰서는 "3일 오전 0시 40분께 전남 해남군 모 아파트 욕실에서 박모(55ㆍ여)씨가 압박붕대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들 이모(3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또 3일 오전 6시4분께 강원 강릉시 포남동 다세대주택에서 이모(30.여) 씨가 방안에서 압박 붕대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는 최진실이 사망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이 생긴 모방 자살로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가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자살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한 데서 기인한 베르테르 효과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모방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전문의들은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이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의들은 "대중들에게 '국민 배우'로 많은 인기를 얻은 고 최진실의 자살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나 우울증을 지닌 일반인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고 전했다.

#증권가 정보지
경찰은 故 최진실의 복합적인 자살 원인 중 하나가 증권가 정보지에서 시작된 사채 괴담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속칭 '찌라시'라고 불리는 '증권사 정보지'(이하 정보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경찰은 사채설 괴담을 인터넷에 퍼뜨린 혐의로 모 증권회사 직원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괴담의 최초 유포자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세상을 떠난 故안재환과 가수 나훈아 역시 괴담에 시달렸다.

故안재환은 많은 사채 빚을 지고 있으며 부인 정선희와의 결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등의 괴담에 시달렸다. 가수 나훈아 역시 소위 '나훈아 괴담'이란 소문이 돌아 공식 기자회견까지 열며 괴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많은 연예인들이 심적 고통을 겪게 했던 괴담들의 상당수 정보지에 의해 양산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정보지에 담긴 정치, 사회, 산업 및 연예게에 대한 내용들 중 신빙성이 높거나 사실로 밝혀진 경우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소위 '카더라 통신'식의 근거없는 소문도 상당수 있다.

이에 따라 故안재환에 이은 故최진실의 사망을 계기로 경찰과 검찰이 정보지에 대해 어느 정도 강도 높은 수사를 펼치고, 어떤 제재와 대책을 마련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예계의 명암

故 최진실의 사망을 계기로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연예계의 이면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故최진실은 1988년 데뷔 이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톱스타였기 때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중들에게 화려한 모습만 보여주는 연예인이지만 스타이기 앞서 한 인간이다. 그러나 혼자 감내할 수 밖에 없는 게 연예인의 숙명이다.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지만 이에 동반하는 부담은 이들을 힘들게 한다.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고 한다.

하지만 연예인이 영원한 인기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 산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대중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정상에 연예인일수록 인기를 지키기 위한 스트레스는 더 심할 수 밖에 없다.

故 최진실의 측근은 그의 자살에 부질없는 인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측근은 "연예인은 인기 때문에 모두 우울증을 앓는다"며 " 특히 정상을 경험했던 사람은 그 후 인기가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주장했다.

겉은 화려하지만 그 이면에는 조바심과 두려움,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는 연예인의 모습이 안타까운 사건을 통해 비춰지고 있다.

#우울증
우울증이 故최진실의 자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의 따르면 우울증은 자살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 전문가는 자살하는 사람의 반 이상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우울증 환자는 자살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05년부터 최근 3년간 자살자 수는 연평균 1만여 명이다. 이 가운데 5.000여명이 이상이 우울증의 직ㆍ간접적인 영향으로 자살한 것. 특히 전문의는 우울증 환자에게는 술과 자극적인 말을 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문의는 "우울증 환자는 취한 상태에서 충동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우울증 환자는 충동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기때문에 자극적인 말은 오히려 자살 등의 역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故최진실이 자살 전 술을 마신 행위와 악성 댓글 등도 그의 목숨을 끊게 한 주요한 원인으로 보는 이유다.

#인터넷 악플논쟁 불꽃

최진실씨의 자살이 네티즌들의 악의적 댓글(악플)과 무관하지 않다는 경찰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네티즌 사이에 이른바 '악플 논쟁'이 재점화됐다.

악플러에 대한 법적처벌 수위를 강화하고 댓글 달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과 과도한 규제는 자칫 인터넷 공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최진실씨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청원방'에는 '악플러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해서 구속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이디 '악즉참'은 이 글에서 "안재환 사건, 최진실 사건…. 인터넷에서 기생충처럼 활동하는 악플러들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악플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마음은 찢어진다. 더 이상 인터넷에서 악플러들이 활개치지 못하게 법적 처벌을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동의한 네티즌 중에는 '모든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댓글기능 폐지'까지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일부 비정상적인 악플 때문에 인터넷 댓글을 법적으로 규제한다는 것은 오히려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아고라의 토론방, 청원방 등에는 이밖에도 "악의적인 글들을 정화해야한다"는 '최진실의 죽음과 다음 아고라', "최진실씨 죽음의 책임을 악플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최진실 사망관련 국민들의 의식수준' 등의 글들이 700∼1000개 이상의 찬반 댓글을 달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들이 최씨 사망 관련 기사에 댓글 기능을 완전히 차단한 것을 두고서도 "진작 취했어야 할 조치", "선별해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상반된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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