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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2009.03.05 13:03

김성찬 조회 수:13

중앙일보 3월 4일자 김종수 시시각각 스트레스 테스트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스트레스가 건망증이나 치매와 같은 뇌 질환은 물론 위산 과다와 십이지장 궤양 같은 소화기 질병, 심근경색 등 심장병, 각종 암 등의 질병을 야기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요즘 같은 경제위기 때는 멀쩡하던 사람도 스트레스의 위협에서 견디기 어려울 것 같다. 주가 폭락과 환율 폭등에다 기업 파산과 실직 위험이 사방에서 스트레스를 부른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스트레스는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인체의 긴장 상태를 말한다. 자극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등이 혈액에 분비돼 외부의 위험에 대처해 싸우거나 그 상황을 피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통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만 적당하면 오히려 신체와 정신에 활력을 주는 것이 스트레스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견딜 수 없을 만큼 강하거나 장기간 반복적으로 쌓일 때다. 파산한 기업인이나 실직한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는 파산과 실직이 주는 스트레스 강도가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좌절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웬만한 스트레스에는 끄떡하지 않거나 오히려 스트레스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뉴스위크 한국판 최근호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조절해 즐기라고 권한다. 스트레스의 나쁜 면만 보지 말고 긍정적인 면에 주목하자는 얘기다. 스트레스에 굴복하지 말고 오히려 분발의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힘이 복원력이다. 뉴스위크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인간은 누구나 복원력이 있으며 훈련을 통해 복원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그 극단적인 사례가 미 육군의 생존훈련 학교인 캠프 매콜이다. 이곳 입소자는 이른바 ‘스트레스 면역 훈련’을 받는다. 예방접종으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것처럼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에 적응시켜 더 큰 스트레스를 견뎌낼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을 받은 정예 특전대원들은 극한 상황에서도 집중력과 판단력을 유지해 생존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복원력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에선 특이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사람이 아니라 금융회사들의 생존 능력을 알아보는 시험이다. 미국 정부는 대형 은행 20곳에 대해 경제위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견딜 수 있을지를 평가하고 있다.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질 경우를 가정해 은행들이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보는 것이다. 성장률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인 마이너스 3.3%로 떨어지고, 주택가격이 22% 더 하락하며 실업률이 8.9%로 급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 이미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이 테스트를 제대로 받아보기도 전에 나가떨어졌다. 여기서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은 자본의 건전성이다. 늘어나는 부실 채권을 감당할 만한 자기자본을 갖고 있느냐가 판정 기준이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은행에 대해선 우선 민간자본을 유치해 자본을 확충토록 하고 그것도 실패하면 공적 자금이 투입된다. 당연히 기존 주주의 권리는 박탈되거나 제한되고 경영에 정부가 개입하게 된다.

 

지금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는 미국 은행들은 한가롭게 스트레스를 즐길 입장도 아니고 훈련을 통해 면역력을 키울 시간도 없다. 이미 위기는 벌어졌고,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생사를 가르는 살생부의 판정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딱한 처지다.

 

이 스트레스 테스트는 조만간 우리나라 금융회사와 기업, 개인들에게도 닥칠 것이다. 각자 누가 살고 누가 쓰러질 것인지를 가르는 시험지를 받아 들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가렵다, 고로 나는 긁는다http://dabia.net/xe/130322008.12.10 05:54:38 54410 / 0 과학산책http://dabia.net/xe/13032||0||0먼저 오늘 이야기는 읽는 사람에 따라 이유없이 가려움증을 유발시킬 수도 있음을 밝혀둡니다. 모니터의 전자파 때문은 아니고 오늘의 주제가 가려움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려움은 워낙 우리에게 친근한(?) 생리적 현상이라 많은 부분이 잘 해명되어 있으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려우면 긁습니다. 그 시원한 기분을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련지요. 그러나 그 과정이 반복되기 시작하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낳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겁니다. 피를 보기 전엔 긁는 것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요.

 

최근 소위 ‘가려움 유전자 (GRPR)’가 발견되었습니다. 가려움과 통증등을 뇌로 전달하는 부위인 척수에서 주로 활동하는 유전자입니다. 이 유전자를 실험용 쥐의 피부아래 주사했더니 그야말로 미친듯이 긁어대기 시작한거죠. 또한 이 유전자를 없앤 쥐들은 정상 쥐에 비해 긁는 정도가 훨씬 덜하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연구결과로 가려움증을 완화시켜 줄 더 좋은 약을 디자인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보입니다. 모기에 물린 것 같은 가벼운 가려움증이나 일반적인 알러지처럼 항히스타민제제로 쉽게 완화시킬 수 있는 그런 가려움증이 아닌, 보다 심각한 만성 가려움증을 대상으로 하는 약의 개발을 의미합니다. 고문에 가까운 극심한 고통을 야기하는 만성 가려움증은 신장이나 간 질환자, 아토피 환자, 그리고 에이즈 환자등 다양한 질병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지만, 여전히 가려움증이 왜 생기지는 지를 이해하는데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가려움은 ‘긁고 싶은 감정을 유발하는 불쾌한 자극’이라고 정의되고 있습니다. 1660년 한 독일의사가 기록한 이와 같은 정의가 지금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가려움이란 현상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려움이 거의 모든 것으로부터 유발된다는 점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단순히 건조한 피부때문에, 이나 모기 같은 곤충에게 물렸을 때, 알러지나 일광욕으로 인한 화상, 게다가 감염이나 암등도 가려움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임신 중이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든지, 우울증과 같은 경우에도 가려움증이 심해집니다. 아무 자극도 없는데 그냥 피부 위로 뭔가가 움직이는 것 같은 스믈거림에도 가려움을 느끼곤 하지요.

 

도대체 가려움은 왜 존재할까요? 수 많은 가설들이 (아마 가려움을 유발하는 요인들보다 더 많은) 제안되어 왔습니다. 신체의 경고시스템으로 진화되어 왔다는 설도 있고, 효율은 낮지만 방어 작용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설도 있습니다. 곤충이나 독성 식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자가 방어 체계라는 것이지요. 그러한 까닭에 가려움은 통증과 같은 감각체계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가려움에 관한 직접적인 연구가 뒷전으로 밀리기도 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가려움과 통증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은 정반대입니다. 우리는 통증을 느끼는 부위는 가급적 만지지 않는 반면에 가려운 곳엔 필연적으로 손이 가게 됩니다. 사실 통증은 가려움을 없애줍니다. 가려운 곳을 긁게되는 이유입니다. 10여년 전, 용감하기 그지없는 많은 자원자들의 도움 (얼마나 긁어댔을까!)으로 수행된 연구결과 과학자들은 통증과는 별도로 가려움증에 관여하는 신경을 찾는데 성공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발견된 ‘가려움 유전자’를 제거한 쥐들도 통증을 느끼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이제 가려움과 통증은 완전히 다른 감각체계라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가려움을 인지하는 신경섬유는 매우 민감합니다. 하나의 신경섬유가 약 7-8c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서의 발생하는 가려움증을 포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반면에 통증을 지각하는 신경섬유는 불과 1mm 정도가 최대 거리입니다. 모기에 물리면 물린 그 자리보다 훨씬 넓은 지역을 마구 긁게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많은 질문들이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왜 긁으면 가려움증이 완화되는지가 최대의 수수께끼입니다. 긁고 나면 가려움이 더 넓은 부위로 확장되기도 하는 이유는? 부드러운 브러쉬로 피부를 쓸면 어떤 때는 그저 간지럽기만 하다가도 어떤 경우에는 가려운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처럼 어려운 질문들은 ‘환자는 가렵다고 불평하고 의사는 머리만 긁적거린다’라는 우스개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가려움은 혹시 우리 뇌에서 만들어내는 감각 작용이 아닐까요? 독일에서 행해졌던 한 실험결과는 그 가능성을 시사해줍니다. 참여자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 한 쪽에겐 벼룩이나 이 그리고 사람이 긁고 있는 사진들을 계속 보여주고 다른 한 쪽에겐 어린이 피부와 목욕하는 사람등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상대로 첫번째 그룹에 속한 사람들 대부분이 가려움을 느끼고 긁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실험을 주관한 과학자는 자신있게 말합니다. “가려움증은 피부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뇌 안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가려운 곳을 긁는 행위는 어쩌면 피부보단 뇌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사실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브리즈도 가려움을 느끼면서 여기 저기를 괜시리 긁고 있는데 어쨌든 제 피부가 시원해지는 것은 틀림없네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어딘가 조금씩 가렵지 않나요? 시원스럽게 긁으세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있는 가려움의 신비와 피부로부터 뇌까지 다다를 희열을 마음껏 즐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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