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아이들
2009.11.05 23:46
선유도아이들
-신화순 권사님
교회가 없는 섬으로 시집와
장자도에 교회가 세워지기를 기도하다가
섬을 사랑하는 김용은 목사님을 모시고
예배를 드리던 감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후로 교회가 세워지고
목회자가 없을 때면
기도로 새벽을 지키고
자식같은 젊은 목회자가 부임하면
알뜰히 섬기면서 꼬부랑 노인네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채마밭을 꽃밭처럼 이쁘게 가꾸시던
신화순 권사님.
어느 날
햇빛 밝은 봄 이른 아침에
불쑥 장자도엘 갔습니다.
아들 같은 김강산 전도사와
아침상을 같이 한 신화순 권사님
반갑게 불청객을 맞이합니다.
슬하에 한 점 혈육 없었어도
새벽마다 무릎 꿇어 기도할 사람 많았고
목회자를 섬기는 일을 주어진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남편으로부터 물려 받은 집을
교회의 사택으로 선뜻 내놓고
정갈하게 조용조용 그렇게 살았습니다.
물이라도 길으려고 김전도사 나설라치면
정짓간에 한 발자국도 못 들어 오신다고 완강합니다.
그날도
구멍치는 일을 서로 하겠다고
정지 앞에서 실랑이를 합니다.
그랬던 신화순 권사님이
이제 우리 곁을 떠나려 합니다.
목숨처럼 사랑했던 교회와
정먹었던 이웃들을 섬에 남겨 둔채
산그늘 내려와 덮이는 교회 마당가에
한 무리 수국처럼
이제 신화순 권사님 말이 없습니다.
장자도 교회가 지나왔던 모든 모퉁이 마다
권사님의 땀과 눈물
기도의 깊이들
찬양의 감격들
가슴에 묻고서
이제 조그만 육신 방바닥에 부려놓고 일어날 줄 모릅니다.
조용한 눈빛 담담합니다.
교회의 이웃들과 채마밭들 다 그대로인데
가슴이 따뜻해지는
석양의 빛살처럼
그렇게
고군산의 목회자들에게
다정함 남겨 두고
아버지께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댓글 7
-
그루터기
2009.11.05 23:55
-
김성찬
2009.11.06 08:37
그 무심한 사람,
김강산
그러나 사악하거나, 영악한 것이 아니라서<
그는 자기네 양 떼 돌보느라
이곳까지 눈길 줄 여유가 없나 봅니다.
김강산 목사를 키워 낸
신화순 권사님은 하늘 영광을 누리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 어느핸가 작가 이승우와 함께 방문했던
선유도, 장자도의 풍경이 지금도 눈에 어른거립니다. -
dapmrszkz
2012.12.2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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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치는 일: 설거지
그 시절, 지금 호주에 있는 김강산 목사님은
신화순 권사님을 '안사람'이라 불렀답니다.
새벽 기도회 마치고
바닷가를 싸돌아다니느라
아침 상을 봐 놓고 무작정 기다리게 한 권사님께 미안하면
저 문밖에서부터 '이 김전도사, 어디가서 이렇게 안들어오는겨
국 다 식는구먼' 설레발치며 들어오면 늙으신 '안사람' 할 수 없이
조물조물 웃을 수 밖에요.
아, 그때 김강산 전도사 물론 총각이었지요.
이쁘니 유영금 만나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