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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

내 소학교 훈장시절,
종수란 아이가 있었습니다.

부모들은 돈벌러 타관으로 나아갔고,
조부모 슬하에서 자라던 유난히 크고 맑은 눈동자를 지닌 아이.

그 아이 부모가 어느 해 운동회에 잠시들려,
신권 천원짜리 석장을 내 손에 쥐어주던 일이 문득 기억납니다.

지금도 뇌리에 선연한 꼬들꼬들한 그 자줏빛 지폐.

단돈 삼천원에 그 아이에게 볼모잡혔던 애틋한 행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신춘 아지랑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