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5: 마귀짓
2019.04.11 11:33
마귀짓
내 소싯적, 우리 형제들이 더러 티격태격 다투어 가정 불화가 일 때마다, 우리 어머니께서는 <사탄>이 역사한다고 말씀하시곤 하셨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에게 그 불화의 책임을 묻지 않으시고, <사탄>에게 그 다툼의 책임을 떠넘기시는 어머니의 영험한 멘트에 적잖은 위로를 받았다.
요한복음 13장에서도,
1절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라는 말씀에 이어서,
2절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
라는 말씀이 나온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원수들의 손에 넘겨 준 자기 사람 가룟 유다의 배신 행위를 <마귀>의 짓이라고 셈하셨다.
27절에도,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 하시니
라고 요한 기자는 기록하고 있다.
자기 사람을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자기 사람을 직격하지 않는 어법-영적 어법을 예수께서 구사하신데 있지 않았을까?라는 희한(?)한 생각을 해보게 됐다.
배신조차 영적 전쟁의 산물이라는 영험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그 숭고한 영력. 세상 만사가 <마귀짓, 사탄의 궤계>라는 삼자적 관찰력을 우리가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기 사람의 그 어떤 행위에도 아량을 베풀 여지를 갖게 되지 않을까?
사도 바울도 “그렇다면, 그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죄입니다(롬7:17)”라고 갈파하고 있다.
너를 탓하지 않고, 불운한 시절을 탓하듯
말이다.
2019.04.07(주일) 오후9:30분이 지나고 있다. 뜬금없는 편두통 증상에 왼쪽 눈알이 빠질듯 아프다. 자기 사람이 아니라 마귀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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