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1: 고백록?
2020.12.31 18:07
군자 누나를 잘 보내드렸다는 소식을 경환 형이 103 단톡방에 올리셨다. 잘가요, 누나
교회 안, 내 서재를 정리했다. 아낌 없이 혹 같은 책들을 버리려고 모았다. 그러다가 그 누가 육필로 쓴 글이 눈에 띄었다. 가만 들여다 보니, 천년 전, 내 설교를 그 누가 축자영감식으로 받아 적어 놓은 노트였다.
설교 중 이런 예화가 들어 있었다.
활천사 편집장이었던 김강산 목사가 호주로 유학 간다며 나를 찾아 왔을 때, 그를 흔쾌하게 지지격려하지 못한 내 이기심에 대한 이야기였다.
엊그제도 호주에서 김 목사가 연락을 해 왔고, 주기철 목사와 3자 단톡방을 열어달라고 해서, 응했었는데, 천년 전 그와 얽힌 이야기를 발견하다니. 그는 호주에서 씩씩하게 복음전도자로 잘 지내고 있고, 지지해주지 못한 이 선배에 대한 섭섭한 감정이 1도 없는데, 천년 전 내 속내를 까발린 설교문이 고백록처럼 내 앞에 펼쳐진 거다.
기억조차 아니하신다는 내 심판 주처럼,
이 땅에서 의의(나를 의롭다여겨 주신) 주님을 뵈옵다니.
고마우이,
보고싶네,
2020.12.29(화) 오후6:27분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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