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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2시 백수가 공휴일을 더 반기듯

몸은 아프나 맘은 아주 편하다
일을 하지 않아도 눈치 볼 제삼자가 없고
제 살 꼬집을 일도 없이
의무 없는 쉴 권리만 누워 누리며
경전으로 보장된 병보석을 한껏 즐기고 있다
육신은 나날이 쇠하나 영은 나날이 새롭다는
거듭나고 있는 생의 희열이 어렴풋이 스케치 된다
집도 절도 없는 참된 출가를
요사채와 함께 제 몸 불살라 버린 승려는
진정으로 맛봤을까
모든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 평안으로 해맑게
동안童顔으로 소천했던 사람들 얼굴이 떠오른다
손자가 보고 싶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는데
따라오지 말라고 손사래를 치며 아내가 문을 나선다
감염병 코로나 슈퍼 전파자라서 안 된단다
냄새 피우는 삶을 살았다가는
혼자 죽어야 한다는 죽비 소리 같았다
보고픈 이들을 다시는 이 땅에서 볼 수 없도록
나날이 삭아가며 냄새를 피우다가 썩어 문드러지는 게
후손에게 살 자리를 물려주고 가는 삶의 지혜요, 순리 아니던가
맑고 향기로운 건
육체의 산물이 아님을 알아
육신 아끼지 말고 닳아 없어지는 오체투지로
막판 스퍼트를 해야지
버킷리스트 첫 줄에 피로 새기고 있다
몸이 좀 나아지고 있나 보다
쉴 틈을 좀체 주지 않으려 하는 걸 보니
2023.12.2(토) 오전 7:37분이 지나고 있다.
연신 내 심령을 울리는 찬송가가 매우 은혜롭다.
찬송기기를 나에게 선사해 주신 성자 설봉식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부족한 이 사람을 위해 기도해 주신 페친 제위께 감사드린다.
ps 후일, 내 임종 침상에 24시 찬송을 틀어놓아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