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4: 시 쓰다
2023.12.03 16:41
5244시 쓰다
즐겨 마시던 캐러멜 마키아토도 쓰다 즐겨 걸치던 오리털 파카도 쓰다 즐겨 신던 나이키 발도 쓰다 즐겨 먹던 흰밥도 쓰다 즐겨 읽던 책도 쓰다 즐겨 쓰던 단상도 쓰다 즐겨 나누던 손길도 쓰다 즐겨 연상하던 추억도 쓰다 즐겨 접촉하던 사람들도 쓰다 즐겨 의지하던 속사람도 쓰다
씨감자에서 싹을 틔워내는 자리가 쓰듯
즐기던 MSG를 거부하는 입맛 쓴 자리에
자리한 회생回生의 몸부림이 쓰다
삼세판째다
더한 기회가 없다는
본질 회복을 촉구하는 코로나19
강제로 쓰다
다 내려놓고 다 벗어내 던지고
알몸으로 들어서는 무균無菌실
오욕五慾과 칠정七情이 묽어진
병들고 낡은 집이 쓰다
단맛으로 버무렸던 말씀이 본색을 드러내자
말씀이 에스프레소다
쓰다
너무 쓰나
후미後味가 천국天國이다
2023.12.03.(주일)
코로나19의 쓴맛을 보고 있다. 본질 회복을 촉구하는, 삼세판째다. 더한 기회는 없다. 기회를 살리라는 성령의 간구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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