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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2:
2016.06.26

저 림몬 바위를 향하여 

림몬 바위를 아십니까?(사사기19:~21:)

겨우 6백 명 남은 베냐민 지파의 최후의 은신처. 

형제 레위 인에게 (그 첩을 윤간하고 죽여 버린) 악행을 범하고도 용서를 빌 줄 모르던 기브아 거민(居民) 베냐민 족속. 형제 베냐민 족속에게 악행을 당한 레위 인이 자기 첩의 시체를 거두어 그 마디를 찍어 열두 덩이로 나누어 그것을 이스라엘 사방에 두루 보내자(삿19:29), 의분이 공분되어 분연히 일어 선 이스라엘 연합군이 행악 자들을 멸절하고자 나섰던 징벌 전쟁. 
 
연합군의 분노는  
저들의 씨를 한 톨 남김없이 말려 버릴 기세였으나 
그래도 
그루터기 6백인을 품어 주었다는 
피할 바위, 림몬. 

“사별의 분노가 사라지길 기원하고.”(링컨, 1864) 

사별의 분노가 사라진 자리에 오늘 미합중국의 통합이 시작되었듯이, 천인공로할 만행에 대한 분노가 사라진 자리에서 베냐민 지파는 다시 소생할 은혜를 얻게 되었습니다. 분노가 멈추자 이스라엘 연합군은 동족 베냐민 지파를 다시 떠 올렸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의 형제 베냐민을 위하여 뉘우쳐 이르되 오늘 이스라엘 중에 한 지파가 끊어졌도다(삿21:6).”

한 지파가 궐나게 된, 동족상잔의 비극 그 현장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자신과 맺은 언약을 파기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스스로의 맹세를 허무는 지혜를 구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절대로 베냐민과 상종하지 않겠으며 해서, 저들에게 자신들의 딸들을 줄 수 없다고 다짐한 맹세를 말입니다.

관용을 마음에 품자, 자신들이 맹세한 법을 지키면서도 그 맹세를 자연스레 허물 수 있는 지혜를 저들은 이내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미스바에 올라 와 하나님께 이르지 아니한 자들을 벌할 수 있는 법으로, 미스바로 올라오지 아니한 야베스 길르앗 거민을 쳐서 그 딸들을 림몬 바위에 피해 있던 베냐민 사내 6백 명에게 아내로 선사했던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퍼주기를 한 것입니다. 처녀가 4백 명뿐이었기 때문입니다. 해서, 여호와의 절기에 춤추러 나오는 실로의 딸들을 그 수효(2백 명)만큼 추가로 취하게 함으로(부모가 자의로 준 것이 아니므로 죄가 되지 않음) 베냐민 지파를 회복케 한 것입니다. 

김일성에 대한 원한, 국가 보안법 운운하면서 북한 동포에 대해 아직도 그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이들이 우리 가운데 적잖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들의 형편은, 식량문제만으로 좁혀 볼 때, 림몬 바위 뒤에 숨은 베냐민 족속들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런 대로 튼실하던 북한의 경제가 사양길로 접어들더니 이젠 그 내리막길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이같이 북한 경제가 벼랑에 몰리게 된 이유를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요 경제 협력 루트(옛 소련,동구권의 몰락 등)의 붕괴와 지구촌 안보를 위협하는 핵무장으로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국가들로부터의 경제 봉쇄 조처에 기인된 바가 큽니다. 연합군에 내쫒긴, 자신들이 저지른 악행을 반성할 줄 모르는 베냐민 지파와 같은 형국입니다. 

심각한 것은, 아이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반박하는 이들도 많을 줄 압니다. 그래, 저들 형편이야 어떻든 저들은 우리의 주적이고, 김정은(일)의 비자금 5%만으로도 오늘 북한의 식량난은 해결될 있다, 는 반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날 이스라엘 연합군 내에도 베냐민과의 전쟁을 영적 헤렘으로 여겨 완전 진멸을 주장한 강경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분노를 거두는 은총을 받자, 저 림몬 바위를 향해 평화를 선포했습니다. 그 결과 베냐민 지파가 극적으로 회생되었고, 기독교를 싣고 로마로 떠나던, 베냐민  지파 후손 바울을 그 민족 공동체는 세계에 배출해 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분노를 거둘 은총을 간구 합시다. 
국내외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성경적 해법으로 접근합시다. 

우리의 어린 바울이 자라고 있는 기아선상에 놓인 
영변의 약산. 

저 림몬 바위를 기억하십니까?

2016.06.26(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