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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8: <나무> 위에 달린 자

2017.06.30 09:20

김성찬 조회 수:37 추천:1

2278:
2017.06.29(목)

<나무> 위에 달린 자

1.
간교한 하만이 충신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단단히 준비해 두었던
<나무>위에 
외려 기획자 하만 자기가 매달리던
그 극적 반전에도
관객처럼 덤덤한 박수를 보냈었다

2.
골고다 
그 당신의 왼편, 오른편에 세웠다는
<나무>위에 
매달린 자들의 기회 선용 운운할 때에는
막판의 막판 낙원 행의 스릴을 
조수처럼 맛보았지만

3.
헌데,

신명기 21장 22,23절에 소개된
<나무>위에 달린 자, 앞에서는
자리에서 급발진하듯 벌떡 일어나 정좌
했다.

사람이 만일 죽을 죄를 범하므로 네가 그를 죽여 나무 위에 달거든 /23 그 시체를 나무 위에 밤새도록 두지 말고 그 날에 장사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음이니라

이 잔인하고, 끔찍한 저주를
외아들에게 퍼부은
그 아버지는 그 아들에게 전가시킨 죄가 
얼마나 무겁고, 무서운 죄였는지를 리얼하게
웅변하고 
있다.

그 시체를 
그 <나무> 위에 밤새도록 두지 말라
네게 기업으로 주신 땅을 더럽힐까 하노라

그렇다

그 아들은 
끝내 그 <나무> 위에서
밤을 새지 못했다.

아버지에게 만세 전부터
극혐의 대상이 된
외아들

뒤집어 보면

그 죄의 죄질의 깊이만큼
씻을 수 없을 죄과의 부피만큼
나를 

끔찍한 그 아버지가
사랑하셨다는/사랑하신다는/사랑하실 거라며

자해 소동을 
대낮에 공공연히 자행하셨다는 
말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3:16)

그 피를 믿지 않으면
받을 형벌의
크기가 넓이가 깊이가 길이가
얼마나 무저갱 이길래

무섭다

오늘 하루 
족장부터 사사시대까지 훑고,
약침을 부서져가는 삭신에 꽂은, 
영육간에 영양가 넘친 하루였는데

어둠이 스며들자
급변침한 세월호처럼 
무저갱으로 가라앉는
이내 심사

알 수 없어라
그대

다시 안 올
없는 내일의 무의미한 어제가
가고 있다 간다 가리라 며
혼이 혼잣말을
주기도문 외우듯 주절거리다가
혼을 놓으려 한다

이래선 안 되지
길~게 
드러누워 의자에 두발 올려 포갠다
화통하게
정후문을 활짝 열어두었더니
발치 바람이 달다

<나무> 위에 달린 자
가 
팽팽해진다
망령된 혼에서

혼의 감기에 특효라며 
인터넷 사이비 의원들이 퍼날린
용법대로
계피가루를 꿀에 버무려
막 퍼먹었다

<나무> 위에 달린 자의 
외침이 바람을 
탄다.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탄 바람에 몸을 내던진다
달맞이하러

끔찍하다

대속 제물일수도 없는
그대

17/06/29(목) 오후8:18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