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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6 : 시 제 구복 第 九福

2023.09.03 13:35

관리자 조회 수:0

5116시 제 구복 第 九福

너는 해서는 안 될 한 마디 말을 내뱉었고
그는 받아들여서는 안 될 말 한마디를 흡입했다
네가 건넸던 아흔아홉 마디 덕담은 그가
하계下界로 들어서는 강물 한 모금 마신 자처럼
이미 지옥 된 현세에서 깡그리 망각해 버렸다
가릴 줄 모르는 입과 들을 귓바퀴 없는 귀
소유하지 않은 사람 하나도 없다 하지만
맘에 없는 소리를 한 마디 내뱉은 이와
믿기지 않는 소리 한 마디 믿어주는 이뿐인
신기루 가득한 사막 같고
메아리 없는 산 같은 저잣거리에는
흥정은 없는 쟁투 일색이나
복이 있으라, 그대
맹독을 삼켜도 단물만 내뿜는 입이여
저주파는 물론 고주파도 안 들리는 귀여
유익균만 살아 생동하는 구절양장이여
행복이어라, 그대
2023.08.18(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