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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2더조이유니언 이야기 330 박창수

222(23-53)
목회자 서로돕기운동연합 더조이유니언(대표: 김성찬 목사) 이야기
제목 : 일본 선교사 개인 생활비 익명의 후원자의 지정 지원
대상 : 박창수 선교사
후원금 : 100만 원
일시 : 2023.08.23(수)
독신으로, 독립 선교사로 선교사들의 감옥이라고 일컫는 일본 선교 사역을 하고 감당해 내고 계시는 박창수 선교사의 개인 생활비로만 써달라고 익명의 후원자께서 후원금을 보내오셨다. 허리 수술까지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2021년 심장 수술에 이어 금년 봄에 허리 수술까지 받은 선교사를 위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이다.
독신으로 선교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박 선교사는 나그네 정체성을 날마다 다지며, 그 고독한 삶을 헤쳐나가는 분이다. 그가 즐겨 암송한다는 말씀이다.
"주 앞에서는 우리가 우리 열조와 다름이 없이 나그네와 우거한 자라 세상에 있는 날이 그림자 같아서 머무름이 없나이다(대상 29:15).”
언젠가 80이 넘은 단 한 사람을 위해 일본 북단 선교를 떠난다는 후배를 만난 적이 있었다. 너무 애처로워 보였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이런 즉흥시를 썼다.
눈비늘로 덮인 바다가 일렁이고 있다/인공 주상절리에 둥지를 튼 선셋하우스에 들러앉았다//바다는 비어 있다 허기를 게워 낸/팔십 노파 단 한 사람을 위해/일본 북단 선교지로 나서게 됐다는/허기를 탐하는 선교사 지망생의 거식증에/일순 달달한 카라멜마키아토가 맛을 놓친다//중략//단 한 영혼을 위해/동항凍港에서/희고 여린 팔뚝으로 닻을 끌어올리는 항해사의/영혼 허기에//단 한 영혼을 위해서도/한없이 열려 있는/동항일 수 없는 영적 부동항不凍港/을왕리에 왔다(<을왕리>)
그랬던 그가 죽었다는 소식도 들었다.
선교사들의 감옥, 일본에서, 독신으로, 독립 선교사로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하고 있다(요5:17)는 박창수 선교사에게 익명을 원하는 후원자가 순전하게 그의 육적인 허기를 해소하는 데만 써달라고, 귀한 물질을 보내오셨다. 언젠가 우리 더조이유니언에서 보냈던 후원금 전액을 수감 생활 중인 전도 대상자를 위해 사용했다는 답글도 받았었다. 일본 선교가 감옥이라던데, 정말 그곳은 수감 생활자가 거의 유일한 전도의 대상자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나는 일본 선교의 어려움을 간접 체험했었다. “결코 홀로가 아님을 명확히 기억하게 해 주셔서……” 늘 그의 답신은 이 같은 메시지로 끝난다.
다음은 박창수 선교사가 보내온 답글이다.
어두울수록 빛이 밝듯이 복음선교 현장에 사랑의 손길을 내밀며 나눔의 사역을 진행해 오고 있는 더조이유니언의 존재도 밤하늘의 별처럼 빛남을 봅니다.
저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성직자이며, 영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한 후, 현재 마산상남교회 파송으로 일본에 건너와 독립선교사로 활동한 지 만 14년을 넘긴 박창수라고 합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거지각오(청빈에 대한 각오)! 절두각오(순교의 각오)!”를 글로 써 오려붙이고 독신(수도사로 사는 게 꿈이었습니다)으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때론 넘어지고 실수하는 일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에 힘입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자기 몸을 돌보는 습관에 훈련되지 않은 편이기도 하고, 조금 무리가 되지만 쉽게 피할 수 없는 바쁜 일상 가운데서 언젠가부터 건강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8월 ‘심장내벽 전도절제술’을 받고 매달 1회 검진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2022년 여름 검사에 따른 주치의 소견에 의하면, 심장 개폐에 문제가 있어 혈액이 다시 역류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흉막이 아주 조금씩 두꺼워지는 데, 암 발병 위험성이 있으니 좀더 관찰/ 관리해야 할 과제라고 합니다. 또한 2023년 3월말 추간판탈출증수술 (디스크제거수술)을 받고 담당의의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두 차례 수술 당시, 김성찬 목사님의 중재로 더조이유니언으로부터 검사 및 수술비 보조를 받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저 사랑의 빚만 늘어 황송하며 감사드릴 뿐입니다.
선교사로서의 사역과 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지인들과 몇몇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도와 달라’는 말을 못하는 소심한 성격이라 오사카에서의 5년간의 사역 동안에는 협력선교사로 사역하던 작은 일본인 교회 2층 짐넣는 방을 치우고 소파도 되고 침대도 되는 가구를 놓고 사생활이 없이 생활했습니다. 독신이라 가능한 생활이었지요. 그러는 가운데 저를 아는 지인들과 교회들이 ‘뭐 먹로 어떻게 사느냐’며 자발적으로 선교헌금을 여기저기서 십시일반 보내오게 되고, 부자가 된 듯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니가타 지방은 자동차가 없이는 생활도 사역도 불가한 지방이고 장거리 운전을 많이 하는 편이라 후원을 자청해 몇몇 분들이 모금하여 중고자동차도 마련하여 요긴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신학교 교수라고 하지만, 열악한 일본 교회와 신학교의 현실상, 학감과 사감을 제외하고, 저를 포함해 모든 교원들은 무급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선교사 및 운영위원으로서 일본 신학생 학비를 위한 장학금 조성과 어려운 목회자 가정 지원을 위해 개인의 생활비를 기꺼이 쪼개 나누고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믿음의 주, 온전하게 하시는 우리 주님께 모든 소망을 두고 매일 감사로 하루를 시작하며 ‘살아도 주를 위해, 죽어도 주를 위해’라는 고백에 마음을 합하고 마음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값지게 사용하겠습니다. 2023년 8월 22일 밤 박창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