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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6 : 시 잔불

2023.09.03 14:06

관리자 조회 수:20

5126시 잔불

타오르던 순간보다 긴 미련이다
다 떠나고 남은 잔불 곁에 홀로
잔불 같은 여명을 간수하느라 몸을 녹이고 있다
6개월 산다 했는데 23년째야
남아 있는 것보다 사라진 장기가 더 많아
잔불 곁에서 잔불 숨넘어 갈까봐.
삼경이 다 지나도록 떠나지 않고 있는
잔불에게 잔불이 던진다
형, 형은 100살을 살아야 할 이유가 있어, 있어
하루살이 병풍에 십장생 수놓고
유한 인생 믿음의 대상이 영존자여야 하듯
허리 숙이며 다가가 잔불 꺼질세라 호호
거친 호흡을 내뱉는다
튄 불씨가 내 안에서 타닥인다
2023.08.21(월)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