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1: 입으로만 15/02/19
2017.02.20 08:20
2091:
2015.02.19
입으로만
콧구멍을
죄다 콱 틀어 막아버렸는데도
살아 숨쉬고 있다
구강과 기도가 연통 되는
토기장이의 예술이
인체 과학에서도
빛난다
입으로 살아 온 이사람에게
입으로만 살라신다
입으로 밥을
입으로 말을
입으로 숨을
말 한마디를 내뱉기 위해 먼저 크게 한 번 숨을 들이켜야 하고, 한 숨 내 쉰 후 한 입 베어 물어야만 한다
셋을 한꺼번에 작동할 수가 없다
하지만
셋을 한 입으로 다 해치워야 한다
말과 밥과 숨을
입으로만 연출해 내야 하는
3인 4각의 콘티를 짜내려니
손발이 자꾸 엇갈린다
입으로만 세상을 평정하라 하심이
전장의 나팔수 같은
때깔나고, 폼나며, 한갓지고,
무책임한
신의 직업인 줄 알았더니
정작 입으로만 산다는 것이
입으로만 먹고, 말하고, 숨쉰다는
삼위일체의 입을 선사받았다는 것이
거기서 먹고, 거기서 싸고, 거기서 자는
전 우주적인 무질서한 삶을 누리는
엄중독거방에
피투 된 형벌임을
콧구멍 막힌 세상에서
득했나니
옥창 넘어
여로보암 시대에는
누구나 제사장이 될 수 있었듯이
신판 보통 사람의 시대에는 더더욱
장삼이사 만인제사장론에 기반하여
입으로만 먹고, 싸는 목사라는 직업이
맹렬히 성업 중인 이 땅 코리아가
코 막혀,
기가 막혀,
숨넘어 가는 강토 된,
한 이유를 발견 했나니
입으로 사는 이들로
입으로만 모든 사명을 해치우는 이들의
말, 말, 말들을 두기에도
세상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아챘나니
그 코의 생기를
박탈당한
이 허망한 휴전선의 나팔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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