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99: 참 잘한 일 15/02/22

2017.02.22 09:41

김성찬 조회 수:69 추천:1

2099:
2015.02.22

참 잘한 일

열 하루만에 퇴원했다. 
안면 정중앙에 훈장처럼 투구를 쓰고,
임전무퇴의 전의를 불태우는 십자군처럼
보무도 당당하게 환속했다.
잘한 일이다.

허나, 오늘 주일 강단에 서지 못했다.
이미지가 메시지인 시대에
폭탄 맞은 얼굴로 고객들 앞에
선뜻 나설 용기가 도시 없었기에
잘한 일이다.

그러나 진짜 잘한 일이 있다.

티비 종편 동치미를 틀어 놨는데, '나는 나를 위로 한다'는 강연이 말미에 끼어 들었다.

이근후 박사가 이렇게 한 조언한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라."

그랬다. 
그 외롭고, 힘든 병상에서 
거기다 더해서, 그 일방적 극악무도한 사태에 대한 '진실된 사실'을 왜곡하려 드는 적반하장식 악플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도, 내가
자진해서 페친들을 찾아 나서, 
내 투정을 늘어 놓았던 내 무모한 용기를 공개한 사실은,
 
참 잘한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내 치졸(?)한 고자질을 꾸중하지 않고, 자신의 일처럼 흥분해 주신 페친들의 리액션을 선사 받은 일이, 퍽도 나를 위로했다. 그 가운데 "하나님께 일러 줄 거야"라는 SNS를 아내에게 날려 준 어느 사모님의 순진무구한 하늘 고자질이 젤로 내겐 화통했다.

잘한 일이었다.
참 잘한 일^^
 
근데 궁금하다.
처참하게 부러진 나를 향해,
'좋아요'를 누른 페친들은 어떤 속내(?)로,
눌렀을까? ㅋㅋ

내 비록 대쪽이라서 적어도, 부러졌지만,
그래도 
꼭 '좋아요'라고 충동질(ㅋ)을 해야만 했을까?! ㅎㅎ 

아니다. 페북은 선택의 선택의 여지가 없다. '좋아요'밖에 없는 페북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좋아요)'을 이룬다"는 "항상 기뻐하라(좋아요)"하신 복음에 굳게 뿌리를 내린 SNS다. 

모든 것이 '좋은,' 항상 "좋은"
참 잘한, 참 좋은~

외롭고, 힘든 
페친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며,
날 보러 오세요. 
익살스런 면상도 보여 드리고, 
밥도 사드릴 게요.

중언부언  ㅎㅎ
꾸벅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