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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6: 시/ 11월

2021.11.13 22:45

관리자 조회 수:5

4176

11월

 

기온이 하강하면서 엽록소가 결핍되자 

수엽樹葉에 숨어 있던 크산토필과 카로틴이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어

주황색으로 물들어가는 산하

 

결핍이 드러낸 본색으로 온 우주가 붉어 곱다

 

결핍으로 희끗해진 내 앞머리도 

헤어 브릿지를 넣은 것처럼 도드라진 입체감으로 

나이스하다

 

잎에서 합성된 당분이 

기온 하강으로 움직이지 못하다가 

그만 잎새에 갇혀 붉게 변색한 안토시안처럼

 

보행 결핍으로 외려 때깔 고운 

우주 만물의 진경 

 

결핍조차 아롱진 삶 되게 한 우주의 손매

 

왕성한 광합성 없던 여름을 보낸

부동 자세로 거저 맞이해 쌀쌀한 

이내 가을도 마냥 붉어 황홀하니

 

제자리를 맴도는 홍조만으로도  

만물을 불태울 수 있다 하니

 

깊어져도 좋아라

결핍으로 황홀할 이내 가을이

 

다시, 음미하는 11월 2021.11.04(목)

 

어느 해 내장산에서/오른쪽 사진은 엊그제 삼청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