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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3: 동리 귀국

2013.05.22 18:07

김성찬 조회 수:619 추천:8





영혼일기 1303 : 동리 귀국

2013.05.22(수)

 

동리가 일시 귀국했다.

 

지난 2009년 09월 21일 출국했던 동리가 

오늘 2013년 5월22일 만 3년 8개월 하루 만에 귀국했다.

 

동리가 미국으로 출국하던 그날 우리 부부는 지방회장단 해외 연수차 유럽을 가느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나가, 거기서 헤어졌었다. 나는 그런 기억조차 없었는데, 기억력이 특출한 아내는 출국 날짜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 별을 헤듯 헤어보니 꽤 긴 시간이 흘렀다. 거의 4년여 동리는 미국에 있었다.

 

동리가 우리 식구로 집에 데려 왔던 강아지 아지가 오빠를 못 알아보고 컹컹 짖어대는 걸 보면, 세월이 참 오래 됐고, 다른 한편으로 세월이 야속하다는 생각도 든다. 제 분신 같았던 아지가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외인으로 취급하면서 방어적 차원에서만 컹컹 짖어대는 것을 대하면서, 동리는 비로소 자신이 집밖에 머문 세월이 만만치 않았음을 실감하는 눈치다. 이제 늙고, 병들어 귀도 전혀 안 들리는 미물이지만, 그래도 한국하면 제일 살갑게 떠올랐던 아지가 망령까지 든 세월이 흐른 것이다. 

 

아지의 망령?

아니다. 더 이상 미물 아지에게만 얽혀들 수없이 심령이 강건해진, 당당한 독립군 오빠가 아지의 눈에 낯설었을 거다. 그래서 아지가 섭섭해서 절교를 선언했는지도 모른다. 그래 오빠의 홀로서기에 자신이 장애가 될까 봐 아지는 오빠를 외면하고 있는 거다. 더 이상 아지가 작은 神 된 오빠는 세상에는 없다. 그만큼 부쩍 단단해 진, 사내로 동리가 돌아 왔다.

 

동리는 튼실해져서 돌아 왔다.

여전히 외모는 아담하고, 곱상해 봬도, 몸의 근육이 제법 다부지다.

관리해 온 몸의 근육만큼 세상을 이겨낼 의지와 힘을 얻은 것 같다.

그 세상에 맞서는 힘과 의지로,

비행기 표 한 장 달랑 들고 태평양을 건너 간 아이가 홀로 4년 여

미국을 살아냈다.

 

해방감을 성취감으로 바꿔들고 아이는 당당하게 돌아왔다.

감회를 묻자, "신기하다"고 했다.

뭐가 신기하냐고 묻자, 그냥 신기하다고만 했다.

 

나는 신기를 신기(愼機)로 푼다.

기회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에게 주어진 기회를 그는 동물적 생존정신으로 개척해냈다.

그래서 자신의 삶에 발전과 성숙을 획득했다.

 

물론 지금은 그 시작이다.

그러나 부모를 떠나 독립적 삶을 쟁취할 힘과 경험을 축적했다는 사실이 매우 대견스럽다. 다들 대견한 동리를 칭찬했다. 좋은 시간을 보내다가 재충전해서 돌아가는 동리가 되길 바란다.

 

예까지 동리를 보호해 주시고, 지도, 인도하신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