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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통섭(通涉)

2008.09.01 23:53

김성찬 조회 수:980 추천:23

영혼일기 51: 통섭(通涉)

2008.09.01(월)




먼 길을 오갔다.

책도 보고, 사람도 구경하고, 배우고 또 가르치며 하루를 분주하게 보냈다.

좀 더 건강하고 부지런해야만 할 것 같다.

본 궤도에 재진입하는 중인가?


기억해 내어, 기억해 주는 벗이 있어 좋은 날.

그리고

學而時習之不亦說乎!


이 가을을 잘 갈무리하면 속살이 오를 것 같다.


통섭(通涉)이란 말이 있다.
그 사전적 의미는 1. 사물에 널리 통함 2. 서로 사귀어 오감이다.


지식의, 삶의 통섭을 이루어보고 싶다.

잡식 동물처럼 뭐든 먹어 치우다 보면, 그 변죽을 울릴 수 있지 않겠는가?


나이 불문, 환경 불문

죽을 때까지 배우고 또 배워, 배움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

나눠주고, 또 나눠주어 완전 소진해 멸하고 싶다.


요즘 취미까지 다양해졌다.

이러다 나중에 철인 5종경기에 나서는 것 아닐까?


빌려 온 책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홍은택)에 나오는 이야기다.

ㅋ ㅋ 책을 빌려주는 바보가 내 곁에 있다.


저자 홍은택이 수소문 끝에 만난 미주리주 컬럼비아시에 사는 주디 크누드슨 여사는, 만 예순 다섯의 할머니였다.

그녀가 미국을 자전거로 두 차례나 횡단했다고 한다.


그녀는 담배를 끊은 뒤 6개월 만에 불어난 몸을 견디지 못해, 차고에 세워 둔 자전거에 올라탔다가, 3 킬로미터도 가지 못해 걸어서 돌아왔다. 그것이 1996년 56세 때의 일이다. 간호사 출신인 그녀는 그 전에 특별히 운동해본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녀가 안장에 오른 후 3개월만 500여 킬로미터의 거리를 단숨에 주파했고, 4년 뒤인 2000년, 만 예순 살에 6400킬로미터를 달려 미국을 횡단했다. 그 후  한 차례나 더 미국을 횡단한 그녀는, 20여 년 동안 간호사로 일하고 나서 음악대학원에 진학해 피아노를 전공한 뒤 지금은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 


이것이 서로 사귀어 오감이라는 통섭의 삶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을 재음미해 본다.

청년시절 난 늘 백지에 다짐하지 않았던가?

100세까지 살겠노라고.

배우면 익히며 가르치며 베풀면서.


그래, 한번 해 보는 거야.

할 수 있는 일은 그 무슨 일이든 당당하게.

그보다 더한 사명이 없음을 자부하면서.


내 삶이 통섭의 경지에 이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