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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문교수-그 거룩한 욕망에 대하여

2008.09.05 23:54

김성찬 조회 수:1235 추천:26

영혼일기 55: 문교수 - 그 거룩한 욕망에 대하여

2008.09.05(금)




난 동승한 친구들에게 오늘 팔순 잔치하느냐고 물었다.
적어도 칠순정도여야 사람들 공개적으로 불러댈 수 있는 시대상에 비추어 봤을 때,

한 무리, 단체로 몰려가는 이 수연(壽宴)은 분명 팔순 정도여야 했다.

근데, 회갑연이란다.


어찌 몰랐겠는가?

주최 측의 주책없음(?), ㅎ, ㅎ 을 눙쳐 삭이려 흰소리를 내뱉은 거였다.


젊은 시절, 기독교계 소위 명망가들을 인터뷰해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 중 상당수가 허명(虛名)이었다.

그 명성과는 달리 그 실속이 허망한 이들이 너무도 많았다.


인격도, 신심도, 실력도 - 못자국도, 창자국도 없는 - 그 십자가의 혈흔을 찾아 볼 수 없는, 별반 범인들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이들이 난체하고, 든 체 한 것을 발견해 내곤 실소를 금할 수 없었던 경우가 허다했다. 그럴 때 돌아 와 채워야할 원고지에, 난 내 나름대로 창작해서 그 허허로운 지면을 채우느라, 곤욕을 치렀었다.  


그러나 그 정반대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이들의 삶이 뜻밖에 진국임을 발견할 때도 있었다. 그런 분들을 소개할 땐, 그 한정된 지면이 몹시 아쉬웠었다.

 

난 그 때, 이런 성경 말씀을 떠 올렸었다.

“예수께서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만일 낱낱이 기록된다면 이 세상이라도 이 기록된 책을 두기에 부족할 줄 아노라(요21:25).”

 

한 때, 나는 궁켈(Hermann Gunkel)의 양식비평사의 관점으로 이 본문이 과장법의 전형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면에 다 담아 낼 수 없는, 그 어떤 분들의 숭고한 삶을 대하며, 요한이 “예수께서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만일 낱낱이 기록된다면 이 세상이라도 이 기록된 책을 두기에 부족할 줄 아노라”고 말한 아쉬움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과장법이 아니었다. 이런 말이 과장법이 아니듯.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다 풀어 놓자면 열권의 책으로 묶기도 어려울 것이다”고 말씀해 오셨던 우리 어머님(아니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의 말씀이 거짓이 아니듯 말이다.


오늘 우리는 문교수 목사님의 회갑연을 함께 축하했다.

그분은 오늘까지 이룬 성취만으로도 축하받고, 격려 받아 마땅한 목회자였다.

설교자 전 총회장 이정복 목사님의 평가대로 성공한 사람의 3대 요소인 가난, 고난속의 인내, 원만한 대인관계가 그분의 목회현장에 녹아 있었다.

그분의 이 중간평가는 그 이름 석 자의 명성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분은 멈추지 않았다.


답사에서 문 목사님은,
내가 다 이루었다함이 아니요 라고 강조하며, 내일에 대한 거룩한 욕망을 우리 앞에 드러내 보이셨다.


“소리만 큰 설교자가 아니라, 소리만큼 권능을 발하는 설교자가 되도록 아멘 해 달라”고 회중들에게 그분은 거듭거듭 요청했다.


회중들은 아멘, 소리를 높였다. 정말 그분이 남은 10년의 사역을 통해 지금보다 100배나 더한 권능의 종이 되길 기원했다. 설교자 이 목사님께서도 그 ‘마침내’(창26:12-22)는 현재완료이자 동시에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하셨다. 축사를 맡은 서울신대 목창균 총장께서는 회갑이 인생의 완성이라는 동양철학의 목표를 뛰어넘어, 참된 영적완성을 위해 이제부터 매진하시라고 권면했다.

“큰 박수는 아직 아껴 두시고, 힘찬 박수로 축하와 격려를 해 달라”고 사회를 맡은 전현석 지방회장께서도 오늘의 참된 의미를 회중에게 다시 일깨웠다.


그래 우리는 박수를 아껴 두었다.

그리고 내심 다짐했다.

나도 내일을 향해 뛰리라.


결코 허명이 되지 않도록.
예수께서 행하신 일이 이 외에도 많으니……


살며 사랑하며,

성공이 아닌 참된 성취를 위해,

십자가의 고개턱이 제아무리 어려워도 주님가신 길이오니

어찌 내가 못가오리.


문교수

그의 숭고함은 아들, 딸 그리고 묵동의 마더 테레사 차혜정 사모.

사위일체로,

하나님께 자진해서 드려진 ‘희생제물됨,’에 있었다.


아버지가 자랑스러운 아들 문학준 전도사와 엄마가 늘 애틋한 딸 문성아 전도사는,

그 가족의 ‘소원’을 이렇게 화음지어 노래했다.


삶의 작은 일에도 그 맘을 알기 원하네

그 길 그 좁은 길로 가기 원해

나의 작음을 알고 그분의 크심을 알며

소망 그 깊은 길로 가기 원하네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 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내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준다면


내가 노래하듯이 또 내가 얘기하듯이

살길 난 그렇게 죽기 원하네

삶의 한 절이라도 그분을 닮기 원하네

사랑 그 높은 길로 가기 원하네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