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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7: 곡우穀雨

2013.04.20 21:30

김성찬 조회 수:626 추천:6



영혼일기 1267 : 곡우穀雨

2013.04.20(토) 

 

곡우穀雨

 

봄비가 내려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시기. 

 

모심기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 이십사절기() 하나 청명 입하 사이 있다. 춘분점 기준으로 하여 태양 황도() 30() 이르는 때로 양력 4 20 경이. 보통 무렵이 농사 시작하는 이다. 무렵 비가 오면 곡식 성장 좋아 풍년 들므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무렵 가물면 깊이 말라 농사 좋지 않다고 한다

 

곡우인 오늘 봄비가 내렸다. 강원도와 충청 내륙엔 비 대신 대신 함박눈이 내렸다고 한다.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봄비가 내렸으니, 금년 이 강토에 풍년이 들것이다. 

 

곡우라는 말이 참 좋다.

穀雨

 

꽃을 좋아하는 나는

花雨라고 표현하고 싶다. 

 

花雨

화우. 그래 이 비에 꽃이 필 것이다. 피어 있는 꽃들은 춤을 출 것이다.

 

오늘 천안을 다녀왔다. 

 

바람 결이 무척 앙칼졌지만, 봄맞이 상춘객들이 고속도로에 나서며 천안까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서울에서 천안까지 무려 4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오늘은 막역한 친구 박원석 목사의 막내가 결혼 예식을 치렀다. 하객으로 서둘러 나섰으나, 불가항력적 교통체증에 밀려 12시에 시작한 예식에 참석은커녕 피로연이 다 끝난 후인 오후 2시도 넘어 도착했다. 거의 대부분의 하객들이 지각했고, 축가를 부르는 팀들도 늦어 예식에 적잖은 지장이 있었단다. 다행히 주례 목사님이 천안 분이라서 혼인 예식을 잘 치렀다고 한다.

 

친구들이 내가 도착하는 시간까지 기다려 줬고, 식사 후 차 한잔을 나눌 시간도 가졌다.

 

박원석-오두리

그들 사이에 3남매가 있다. 그 가운데 막내가 오늘 먼저 결혼을 했다. 

 

고단한 목회, 과년한 자녀들과의 동거 등으로, 말로는 늘 주님께 다 맡기다면서도, 전화 첫 머리에 한숨을 자기도 모르게 토하던 박목사가 오늘은 모처럼 생글거렸다.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 그래, 사람은 누구랄 것없이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있는 법이다. 생물학적인 원초적 욕구가 충족 되지 않으면, 형이상학적 사상이나 온전한 감사는 파생되지 않는다. 

 

예수께서도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 현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식과 전토를 백 배나 받되 박해를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마가복음 10:29-30)." 

 

이처럼, 우리 주님께서도 분명하게 모든 것을 버리고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현세의 부요'과 '내세의 영생'을 약속하셨다.

 

한 번 어느 친구가 적어도 형이상학적 신앙고백 위에 굳게 선 우리 앞에서,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 액수가 문제지! 라고 확신에 찬 말을 내뱉은 적이 있었다. 우리는 적잖은 심령적 충격을 그 순간 받았다. 다들 속으로 그랬을 거다. 저건 아니다. 저건. ㅉ,ㅉ 우리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거침없는 황금만능주의(Mammonism) 예찬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래서 우리 주님께서는 분명하게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가 없다(마6:24)고도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어서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마6:25)고 하셨다. 

 

이처럼 신앙과 물질적인 부는 세상 나라에 속한 하나님 나라 백성인 우리에게 있어서는 상호 모순적인 긴장관계에 그 중심에 존재한다. 그러나 신앙과 물질적 부의 모순적인 관계를 생산적인 관계로 만드는 비결은 있다. 그것도 성경에 있다.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마6:33) 그리고 내 영혼이 건강해 지는 것(요삼:2)이다. 

그러면 이 모든 것이, 범사에 잘되고 강건해 지는 항산을 얻게 될 것이다.      

 

내 궁핍함을 아시고 늘 채워주시는 좋으신 하나님만을 의지해 온 박목사는 오늘 그 믿음이 이 땅에서 부어주시는 부요함을 맛봤을 거다. 만물이 단비에 생글거리는 이 날, 곡우穀雨에.

 

오늘, 천안은 성령의 단비가 풍족히 내린 곡우였다. 

 

박목사 딸 아이 결혼식이 있는 오늘, 2013년도 성결인 대회 및 목사 안수식이 천안종합운동장 유관순 기념관에서 있었다. 결혼식 끝난 후, 나는 목사 안수식장엘 들려 안수 받는 목회자들을 축하하며, 격려했다. 특별히 그 누구가 아니라, 백 여명 되는 이들의 안수식을 축복했다.

 

오가는 길에 하루를 다 소모했지만, 우리는 오가며 발전적 내일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균형 잡힌 시각과 바른 실천력을 지닌 이들이 이루는 행정과 세상이 되길 소망하면서. 

책임 맡은 이들이 자신의 의무에 성실히 임해야 대접을 받는다는 고언도 내 던지면서.

하루살이처럼 살지말고, 약삭바르게 이기적으로,계산적으로 사람을 이용해 먹지말고.

자신에게 무궁한 지지와 가없는 희생과 신뢰를 보낸,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기지 말고.

 

내 이름까지 욕되게 하지 않기를.

부탁하며.

 

이름만, 직함만, 자리만, 탐하지 말고,
남에게 제짐 은근슬쩍 떠넘기지 말고,

제발

비내려 그 이름값 톡톡히 한,

오늘

곡우穀雨처럼.

 

살자고

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