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2: 우츄프라카치아
2013.04.27 16:45
영혼일기 1272: 우츄프라카치아
2013.04.27(토)
카톡이 날아 들었다.
또 박이경이다. 만날 보내는 남의 글. 어디서 그런 자료는 입수하는지, 사람 성가시게 날마다 카톡카톡카톡이다. 아예 들여다 보지도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젠 맘 무뎌져 미안한 맘도 없다. 단 한 자라도 제 목소리가 나야 글이 산 글인데, 죽은 글을 자꾸만 보내 귀∼찮아 죽겠다. ㅋㅋ 카스에 그 누구처럼 욕지거리 같아도 매력이 있는 기발한 자작 글을 우리는 주고 받아야 한다. 카스의 김영환은 천재다. 사진을 고르고 찾는 혜안과 안목하며, 그 매콤 쌉싸름한 글 솜씨하며. 그가 언젠가 시집으로 내려고 했다가, 아내한테 대체 그년이 누구냐고 큰 타박을 맞고는 깨갱, 뒷걸음쳤다는, 그 연애詩 좀 구경했으면 한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박이경 부서기장님께로 부터 카톡이 날아들었다. 여는 순간 닫으려다가, 내가 좋아하는 꽃 이야기가 담긴 글임을 이내 눈치 챈 나는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 다 봤다. 내용인즉슨,
"우츄프라카치아"는 아프리카의 깊은 밀림에 사는 식물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 식물은 다른 생물체가 조금이라도 자기의 몸체를 건드리면 그날로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엔 죽고 만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식물을 연구하던 한 과학자에 의해 새롭고 놀라운 사실이 발견 되었습니다. "우츄프라카치아"는 어제 건드렸던 그 생물체가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고 계속 생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프리카의 깊은 밀림에서 공기 중에 있는 소량의 물과 햇빛으로만 사는 음지식물과의 하나인 "우츄프라카치아"는 「지나친 결벽증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던 이 식물은 오히려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었나 봅니다. 현대인들의 고독지수가 날로 높아지고 자살률도 높아 갑니다. 자살은 외부 요인보다 내부 요인이 더 큰 이유라고 합니다. 현대사회의 "우츄프라카치아"가 우리 주변에는 없는지 당신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힘은 세상이 아니라 바로 당신의 따뜻한 마음입니다. 하나님 사랑과 축복 속에서 즐거운 주말 되시고 내일은 교회에 가서 하나님을 만나지 않으시렵니까?(방긋)(반함) God Bless You ! ^♥^ 꿈돌이 박 이경 (하트)
나는 집에 돌아 와, 컴퓨터를 열어 검색어를 입력했다.
우츄프라카치아
좌르르 관련 검색어를 모니커가 펼쳐 보였다.
예쁜 꽃 부터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여, 홈피에 올렸다.
만져주심을 바라고, 예수께 나온 이들은 모 두 다 구원을 받았다.
병 고침만 받은 게 아니라, 병 고침에 더한 영생을 선물로 받았다.
물망초는 나를 잊지 말라며 꽃 되어 망각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한 꽃이다.
시쳇말로 잊혀진 여인이 가장 불쌍한 여인이다.
꽃은 잊혀지지 않으며 안간 힘을 다해 겨울을 이겨내고 새 봄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만져 줌으로만 생기를 얻는다 함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진리다.
물 수제비 생각이 문득났다.
호수에 갇힌 물은 돌맹이라도 내던져 주는 벗들을 연인 삼아 출렁인다.
딱딱하고, 비수같은 돌맹이의 접촉에도 반응하는 호수에 갇힌 물은, 만져 줌으로 생명력을 얻는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
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멀리 멀리 퍼져라
건너 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지러 주어라.
흐르는 냇물도 만져주자 생명의 힘되어 건너 편 누나의 손등을 어루만져 준다.
삶의 파동은 전이 된다. 힘되고, 사랑되고, 꽃 되고, 생명 되어.
만져주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사랑.
사랑은 만져줌으로만 자란다.
'우츄프라카치아'는 '미모사' 라고 우리가 부르는 풀이다.
우리는 그 움츠려듬이 신기해 자꾸 만졌는데,
그게 사랑을 달라는 화초의 간접화법이었다니.
감성의 꽃 - 우츄프라카치아
타인이 제 몸 만지는 것이 싫어서 손을 내빼는 줄 알았는데,
더 만져 달라고 내민 속셈이었다니.
여자의 마음처럼.
아니 이제 여성성이 강해 진, 내 마음처럼.
누가 날 좀 만져 주세요.
포옹해 주세요. 가슴이 으스러지도록.
저속하다고 비웃었는데,
그랬구나.
외로우니까 사람이고
만져 주심을 바라니까 영혼이구나
물수제비를 뜨자.
돌을 집어 던져도, 그 거친 터치가 삶의 희망과 희열되는 험한 세파에
난, 흑산도 아가씨를 듣는다. 우츄프라카치아 같은.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 물결은 천번만번 밀려 오는데
못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한없이 외로운 달빛을 안고 / 흘러온 나그넨가 귀향 살인가
애타도록 보고픈 머나먼 그 서울을 / 그리다가 검게 타 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박이경 꿈, 또 보내 주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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