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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 7번방의 선물, 그 이노센스에 대하여

2013.05.02 19:55

김성찬 조회 수:815 추천:8

영혼일기 1280: 7번방의 선물, 그 이노센스에 대하여

2013.05.02(목)

 

7번방의 선물 포토 보기  

 

 

용구는 순수하다.

부정(父情)으로 순수하다.

 

이노센스에 꽂혀 있는 상담심리학자가 내게 에덴의 이노센스는 아담의 독처(獨處) 이전 상태라고 말했다. 그럴 듯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진단에 동의할 수 없다. 에덴 아담의 독처(獨處) 이전 상태는 이노센스라는 말로도 표현할 길 없는 상태다. 그 상태는 인간의 언설로 묘사할 길이 없다. 이노센스라는 용어가 들어 설 공간이 없는 상태가 아담 독처 이전의 에덴이다. 우리가 말하는 이노센스는 상대적 의미에서만 통용 되는 이노센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한하고, 상대적인 우리가 감히 절대적이고, 영원한 상태로서의 이노센스를 논할 수 없다. 우리가 논할 수 있는 이노센스는 상대적 의미에서의 이노센스일 뿐이다.

 

상대적 의미에서의 이노센스, 그 순진무구 또는 순수란

 

나는 오늘 7번방의 선물에 등장하는 정신지체장애자인 예승이 아빠 용구에게서 이노센스를 발견한다. 예승이 아빠는 나에게 그가 독처(獨處) 이후 짊어지게 된 애틋한 피붙이 예승이를 위해 자신을 버리는 결단에 깃든 거짓에 이노센스가 있음을 보여준다. 예승이 아빠 용구가 보여 준 이노센스는 거짓이 없는 심사가 이노센스다 라는 말이 진실이 아님을 보여 준다.

 

이노센스는 사실이나 허위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노센스는 사실이나 허위 사실이 아니라, 진실에 거한다.

이노센스는 거짓 된 진실에 내재 한다.

이노센스는 거짓이나 죄 되지 않는 진실에 존재한다.

 

아빠 용구는, 정신지체장애자이지만 본능적인 이노센스를 발한다. 설혹 죄 없이 죄인 되어 죽더라도, 사실 규명보다 더 소중한 배반할 길 없는 내리 사랑 그 불가항력적인 진실에 이노센스가 있음을 죽음으로 보여 준다. 자신의 희생을 각오하는 거짓에, 너를 위해 나를 더럽히는 결백에 이노센스가 있음을 보여준다

 

아담이 이브를 끌어안고, 내가 죄인입니다 라고 고백했더라면, 아내의 죄와 허물을 자신이 먼저 지은 죄라는 거짓을 늘어놓았다면, 그는 에덴을 잃지 않았을 거다. 그의 변명이, 사실인 그 변명이 이노센스를 망실 당한 이유였음을 우리는 익히 안다. 그리고 오랫동안 세상에는 이노센스가 없었다. 그리고 B.C 시대에 속했던, 나에게도 없었다.

 

그러다가 긍휼에 풍성하신 하나님의 깊으신 지혜로 우리는 예수 안에서 이노센스를 맛 봤다.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은 이노센스의 완성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 죄 없는 자가 타인을 위해 자원하여 죄인 된 그 허위 사실에 하나님의 인간 사랑의 진실이 담겨 있다.

 

진실이 담긴 허위 사실.

 

억울해도 진실에 나를 내 맡기면, 항상 진실은 오심(誤審)보다 늦게 오지만, 항상 진실은 오심보다 영원함을 스스로 증명해 뵌다. 죄 없이 살해당할 수는 있지만, 죄 없이 절대로 죄인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십자가는 진실이 담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시렁()이었다.

 

7번방의 선물은, 사실보다 무거운 부정(父情)이라는 진실에 대하여, 허위 사실에 기초한 오심(誤審)에 기꺼이 승복한 7번방 아비 용구의 애끓는 진실에 대하여 잘 묘사해 준다. 득죄(得罪)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 범죄 사실을 순순히 인정함으로 허위를 참으로 강요하는 공권력보다 더 무거운(무서운) 부정(父情)의 진실을, 그 정에 겨워 자진(自盡)한 치정 자살로, 그 정신지체장애자는 폭로하고 있다. 그는 정말 이 시대에는 없는 정신지체장애자다. 모든 죄를 자신이 뒤집어 쓰는 사랑이 여태 남아 있는, 희귀한 자다. 그러니까 정신지체장애자일 수밖에 없다. 용구는. 그래서 그에게는 불순물 같은 인간들이 진실보다 더 명석판명(明晳判明)하게 꾸며 낸 각본에 의해 저지른 오심(誤審), 그 허위 사실조차도 기꺼이 죽음으로 받아들인, 사실보다 무서운(무거운) 부정(父情)인 이노센스가 있다

 

단순한, 결이나 마디 없는 이노센스는 없다.

손에 못자국과 옆구리의 창자국과 등에 채찍자국이 없는 이노센스란 없다.

희생양의 표지에만 이노센스가 낙인으로 찍혀 있다.

티 없는 순진무구함은 이노센스가 아니다.

사실 규명보다 우선시 되는 인간애에, 진실로서의 이노센스가 자리 한다.

 

이엠길티 I'm guilty!

죄 없이 죄인 됨을 선언한,

나는 날마다 죽는

그 길, 그 진리, 그 생명에 이노센스가 있다.

 

7번방의 선물은

오늘

나에게

허위 사실로는 덮을 길 없는 무거운(무서운) 진실

그 이노센스를 선뵀다.

 

내 속에도

이노센스가 깃들어 있음을 알려 주며, 

 

지못미 -당신을,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 해 ㅠㅠ

쏘옥

눈물 한 방울로

증거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