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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엘림/차근차근

2011.10.21 20:16

김성찬 조회 수:1149 추천:22

영혼일기 831: 엘림/차근차근
2011.10.21(금)

장시춘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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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말씀을 숙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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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구약을 등한시하고, 도외시 했던 내 말씀을 편식한 죄를 회개했다. 복음서 중심의 설교를 하겠느라, 예수 없는 설교 없다, 라는 식의 설교론을 나는 최근 들어 소리높여 주창해왔다. 그랬어도 예수를 중심삼아 날줄과 씨줄로 엮인 구속사를 설교함에 있어 성경 66권 중 어느 한 책이라도 등한시 하는 것은, 온전한 복음을 전하는데 온전하지 못함을 새삼 깨달아 알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예수를 전하는데 인용해 온 구약성경을 나는 건성건성 읽어 왔다.

장시춘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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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할 때만 그 필요에 따라 분열왕국시대의 왕들의 사적을 일부 떼 내어 인용하지만, 분열왕국사이 전체적 흐름이나 왕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구분 목사는 설교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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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내가 그랬다. 오늘 분열왕국사를 우리는 꼼꼼히 살폈다. 나는 열심히 내 나름대로 도표를 만들어 가며 분열왕국사의 흐름을 한 톨이라고 놓치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이상과 같은 나의 허술한 말씀준비를 꿰뚫어 보시듯, 일흔 세 살 되신 말씀 통달자 장시춘 목사님께서는 ‘차근차근 말씀을 숙지하라’는 말씀을 틈틈이 우리에게 발하셨다. 분열왕국의 공존시대에 등장하는 남북조의 왕들을 숙지함에 있어, 그분은 색깔 다른 펜을 사용하라고 명하셨고, 열왕기상하와 역대상을 대비하며, 관주를 해당 장절에 표기하라고 찬찬히 일러주고, 또 일러주셨다.

장시춘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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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공부를 얄팍하게 하지마라. 교재만 사가지 마라. 직접 강의를 들어야 제 것 된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강의가 아니다. 모르면서 제일로 말 많은 사람들이 * *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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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에게도 심한 말을 내뱉지 않으신 강사 목사님께서는 이 말씀만은 좀 강하게 하셨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대상이나 직함은 거론하지 않으셨다. 그 어르신께서 일평생을 투자한 노작(勞作)과 경험에서 우러른 알찬 강의를 우리는 너무 헐값에 사고 있다. 설교 한 번에도 그만한 사례는 하는 수준인데, 그래도 그분은 욕심 없이 후배 목회자들이 기름진 목양적 설교를 할 말씀소양을 갖추는 데, 병든 노구를 이끌고 동서남북 종황무진한 영적 행보를 멈추지 않고 계신다.

장시춘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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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을 숙지해서, 기름진 목양적 설교를 하라.
* 예화로 설교하려 들지 말라. 예화는 사흘가면 끝이다. 그러나 말씀은 하늘나라 갈 때까지 영원히 회중들의 심령 속에 남는다.
* 신학교육을 받지 않은 성도임을 반드시 기억하라.
* 설교는 반드시 쉽고, 재미있게 세상에서 제일로 쉬운 말로 전하라. 이런 설교자가 제일로 훌륭한 설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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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오늘도 우리들에게 신신당부하셨다. 설교를 제발 쉽게 해라. 그런데 설교를 쉽게 하려면 먼저 성경을 완벽하게 숙지해야만 가능하다. 성경을 통째로 익혀야 가능하다. 그렇다. 예를 들어 분열왕국사를 전한다고 하자. 분열왕국사를 꿰뚫어보지 못한 설교자의 설교는 중언부언, 횡설수설 자신도 뭐가 뭔지 모를 상황을 강단에서 연출하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다. 그래서 대충 인용하고, 말씀을 짓뭉개버리곤 했다. 우습게 봤고, 정독하고 탐구하는 일에 게을렀기 때문이다. 얼마나 재미 난 교훈적, 교리적 성경 예화가 분열왕국사에 있는가? 새삼 발견했다. 말씀을 홀대한 이 교만하고, 나태한 죄를 주께 고하며, 사죄의 은총을 간구한다. 그리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말씀 가르친 불량목사에게 반쪽 복음을 들어 온 우리 성도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나는 이번 성경공부에 임하면서 연대별로 엮어진 성경을 택했다. 그런데 적잖이 힘들다. 장시춘 목사님께서는 어려운 성경으로 공부하지 말라고도 하셨다. 그래도 가는 데까지 가야 한다. 덕분에 연대기적 성경공부도 된다.

다음은 오늘 분열왕국사를 배우다가, 눈에 든 두 가지 영적 골격이다.

하나, 다윗의 언약이다.(왕하 7:4-17) 하나님께서 나단 선지자의 입을 빌어 맺으신 다윗과의 언약이다.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왕하 7:16).” ♫ 내 주와 맺은 언약은 영 불변하시니 ♫ 그랬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왕조를 그 후손들의 허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주셨다.

둘, 여로보암의 길(왕상 15:33)이다.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들은 이 악인의 길에서 단 한 사람도 벗어나지 못했다.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원죄 된, 구조악이다.

오늘 장목사님께서는 나의 학습태도를 칭찬하시며, 이런 사람이 가르치는 사람이 된다며, 과분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지도자반에 꼭 참석하라고 당부하셨다. 적잖은 고민거리다. 감당할 여력이 없는 나로서는.

수업 중, 기이한 문자가 강목사에게서 날아들었다. 답 글을 보낸 후, 그 생뚱맞은 제안의 속 깊은 뜻을 이내 간파하게 된 그 문자. 거참, 거참 - 민망하고, 고맙고. 열어두었던 글을 다시 닫았다. 그 애틋한 우정에 맘을 열며.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마태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