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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 그가 내 멘토다.

2011.06.01 23:51

김성찬 조회 수:1322 추천:23





영혼일기 732: 그가 내 멘토다.
2011.06.01(수)


“뭘 먹고 사냐?”
사례비도 받지 못한 그의 목회 형편을 염려하며 내가 천박하게 물었다.
“그게 제 믿음이죠.”
“………….”

나 또한 그에 못지않은 목회형편에 처해 있기에, 그의 뜻밖의 대답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당최 믿음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어 뵈는 그가 ‘믿음을 먹고 산다니.’ 나는 순간 말을 잃었다.

저녁 수요기도회 시간에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 하시니라.(마21:22).”는 말씀을 묵상했다.

자가 발전 식 신념(信念) 따라 살아오면서 내 낙담은 그 얼마나 깊었던가? 지금도 나는 38년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쓰러지면 죽는다는 경고를 받으면서도 나는 대장정에서 낙오된 졸병처럼 낙담에 절어 거반 죽어가고 있다. 나는 사람들의 긍휼을 바라고 있다. 날 가련히 여겨주는 이를 나는 구원삼고 있다. 병이 깊어 자존심까지 내팽개친 형국이다.

“배고파도 손 벌리지 않는 것. 그것이 선비정신이죠.”

어린 그 앞에서 걸신들린 듯, 추접스런 복심을 내뱉은 내게 그가 굶어죽어도 빌지 않는 결기를 내 앞에서 발했다. 언행일치. 그랬다. 그는 그렇게 살고 있었다. 그간 단 한 번도 그는 궁색을 내 앞에서 떨지 않았다. 그게 믿음에 기반한 청빈일거라고는 나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칙칙한 믿음과는 전혀 무관해 뵈는 골상을 그가 지녔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그 청빈이 믿음에서 우러나온 신앙적 덕목이라고 소리쳐 대다니. 가식인가?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쇼크사 할 뻔 했다.

그만도 못한 믿음을 지녔다. 나는.
그가 내 멘토다.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
이 말씀의 의미는 '믿음이 다다.’는 말씀이다.
‘믿음이 다다.’

저녁에 찬송을 주로 타계적인 찬송가를 택해 불러댔다. 낙담에 절은 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강단의 영적 색깔이 목회자의 심령 상태를 반영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오늘 저녁은 적어도 잿빛이었다. 세상 모든 풍파가 내 맘을 흔들어 약한 마음 낙심천만해 함을 대신 토로해 주는 찬송 가사들을 찾아 내 위안 삼고자 했다.

☀☀☀

세월이 흘러가는데 이 나그네 된 나는 괴로운 세월 가는 것, 눈물골짜기 더듬으면서 나의 갈 길 다 간 후에, 한 숨 가시고 죽음 없는 날 사모하며 기다리니, 마음 괴롭고 아파서 낙심 될 때, 무섭게 바람 부는 밤 물결이 높이 설렐 때, 잠시 세상에 내가 살면서, 나의 가는 길 멀고 험하며 산은 높고 골은 깊어, 험하고 높은 이 길을, 내가 걱정하는 일이 세상에 많은 중 속에 근심 밖에 걱정 늘 시험하여도




예수 보배로운 피 모든 것을 이기니 예수 공로 의지하여 항상 이기로다. 영광나라 계신 임금 우리 구주 예수라. 열린 천국 문 내가 들어 가 세상 짐을 내려놓고 빛난 면류관 받아쓰고서 주와 함께 다스리리. 내 주여 내발 붙드사 그곳에 서게 하소서 그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굳건한 반석이시니 그 위에 내가 서리라 그 위에 내가 서리라.

☀☀☀

어제 저녁 7시 30분 서울중앙지방회 동부 최전선, 남양주시 국제적인 힘찬교회 담임 임태석 목사는 그 힘찬 능력으로, ‘Willana Mack 초청내한 공연 선교찬양콘서트’를 그 오지에서 열었다. 그는 홀로 당당했다.

‘가당키나 한 행사냐?’
‘그게 제 믿음이죠.’
‘………….’
나는 속으로 그와 주고받았다.


“오늘 새로 오신 분 있으시면, 손들어 주세요.”
“……….”
“모두 다 새로 오신 분들이라서 손들 필요가 없으신 가 봅니다.”
객쩍은 농담을 내뱉으며, 그는 그냥 혼자 피식 웃었다. 이내,
“지치지 않으려고…….”
그는 그 강단에서 혼잣말처럼 내뱉었다. 그랬다. 그는 열심히 자가발전을 하고 있었다.

“내가 전혀 영양가 없는 일에 분주합니다. 그려.”
“그러다 보면 뭐라도 걸릴 겁니다.”
이런 대화를 바로 그 시간에 나는 그 누구와 전화로 주고받았다.

막차를 탄 사람들 마냥, 한국 개신교 선교 2세기의 주역들은 열매가 없어 퍽퍽하다.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그렇다. 그렇다고 손 놓고, 세월만 보낼 수는 없다. 뭐든 해야 한다. 수간(獸姦)하고 있는 사내를 흉보던 제자들에게 공자가 한 마디 내 던졌다. “그래도 잠자는 인간보다는 저 인간이 더 낫다.”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듯, 뭐든 일 만들어 힘쓰는 이들에게 일감이 주어진다. 어둔 밤 쉬 되리니, 찬송이라도 불러라. 타계적이든, 구복적이든 그 뭐든 부르다 보면 문리가 열리고, 천리가 터지리라. 마실 물을 긷다가, 병 낫기를 구하다가, 나사렛 운운하며 시비를 일삼다가 구원에 이른 이들이 이룬 천국이 복음서다.

지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이들을, 그분은 결코 내버려 두지 아니하시리라.
일하시는 하나님의 일은 지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이의 일되는 일이다.
산에 올라가 소리라도 질러대라. 메아리라도 반향하리라.

His Eye is on the Sparrow.
Willana Mack이 부른 찬양 중 하나다. 그분의 눈은 참새 위에 머무르신다. 여기서 말하는 참새는 죽은 참새가 아니다. 살아 몸부림치는 참새다. 그분의 눈은 살아보려 몸부림치는 참새 위에 머무르신다. 이런 말이다.


그가 공개적으로 나를 자신의 멘토라고 했다.
반사한다.
그가 내 멘토다.

지치지 않으려 동부전선에서 가당치도 않는 국제적 콘서트를 연, 그가 내 멘토다.
끝없는 주 안에서의 몸부림.
그게 믿음이다.
다 이루는 믿음이다.
그는 다 이룰 것이다. 그 풍채만큼.

나는 너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 네 하나님이니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하였으나/
내 백성이 내 소리를 듣지 아니하며 이스라엘이 나를 원치 아니하였도다 (시81:10-11)

이런 우를 범하지 말자.

나는 너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여호와 네 하나님이니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 - 여기까지 순종하자.
아멘으로 받아, 춤추며, 노래하며 주를 찬양하자.

우리 능력 되신 하나님께 높이 노래하며 야곱의 하나님께 즐거이 소리할찌어다
시를 읊으며 소고를 치고 아름다운 수금에 비파를 아우를찌어다
월삭과 월망과 우리의 절일에 나팔을 불찌어다
이는 이스라엘의 율례요 야곱의 하나님의 규례로다
시81편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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