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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 주‧포‧목 對 포‧주‧목

2011.06.03 22:33

김성찬 조회 수:1682 추천:25



영혼일기 734: 주‧포‧목 對 포‧주‧목

2011.06.03(금)

 

 

주‧포‧목

그랬다. 물 건너 와 포‧주‧목 된 친구가 우리들을 놀려댔다.

 

주‧포‧목

주일 설교를 포기한 목사들이라고 놀려대며 함께 한 원족을 즐겼다.

 

포‧주‧목
포기할 주일 설교도 없는 목사인 그가 우릴 놀렸다.

적반하장이다. ㅋ,ㅋ 

 

그는 설교도 안식년이다. 설교에 안식이 없는 우리가 가련해 뵌 걸까?

설교에 안식하는 그는 자신의 허전한 심사를 반사한 걸까? 

ㅎ,ㅎ

 

이야기가 좀 지나쳤다. 그는 설교의 부담을 잠시 접은 호시절을 함께한 친구들이 고마워서 그랬을 거다. 맘에 없는 소리를 맘에 있듯 말할 수 있는, 밉지 않은 유머감각을 그가 지녔기 때문이다. 

 

아직 금요일인데 설교를 포기할 이유가 없지. 설교 시작 5분 전까지도, 아니 설교 시간 본문을 펴드는 순간부터도 설교를 준비하는 순발력이 우리에게 있음을, 그는 아직 눈치 채지 못했나 보다. 모국어로 설교하는 우리들 아닌가?

 

누가 이 나이에 설교를 준비 하냐? 

나는 속으로 되받아쳤다.

 

억지를 부렸어도, 그의 말이 맞다. 설교는 단 하루도 설교자들에게 자유를 베풀지 않는다. 설교에 대한 부담은 그림자처럼 우릴 따른다. 마마 호환보다 두려운 설교. 준비가 어렵고, 정리도 어렵고, 표현도 어렵고, 삶은 더 어렵다. 

 

매주 정해야 하는 설교 주제가 제일 큰 문제다. 창세기부터 강해설교 식으로 엮어나가면 제일로 쉬운 방법일 터이지만, 주일 낮 예배 설교를 그렇게 하기는 설교 주제의 시의성에 문제가 있어 쉽게 선택할 수 없다. 물론 목회를 해오면서 그런 시도를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방식도 결코 녹록치 않았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설교를 해오다가 나는 지난 해 말부터 복음서만 설교 본문 삼고 있다. 복음서를 택한 이유는 오직 한 가지 설교에서 예수를 빼먹지 않으려는 순전한 예수중심주의 때문이다. 예수 말고는 전할 것이 그 무엇이며, 예수 밖에 전할 복음이 그 어디에 있는가?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예수만을 증거하고 싶다. 요셉 이야기를 하다가, 모세 이야기를 하다가 예수로 돌아오기는 매우 억지스럽다. 모세는 모르고, 요셉은 몰라도 나사렛 예수는 바로 알아야 한다. 한정된 복음서 안에서 설교한다고 구약과 신약의 다른 책들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복음서가 중심이어서 북음서 중심으로 날줄과 씨줄로 엮인 복음적 사건과 예화를 복음서 외에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같은 복음서의 본문을 가지고 시의에 맞게 각색해서 설교할 수 있다. 반복하거나, 재탕하면 어떠냐? 학습은 반복의 기적이지 않은가?  믿어지고, 살아질 때까지 계속 설파해야한다. 그래도 된다. 그래야 한다. 

 

설교에 있어 예수를 항상 주인공 삼는 주제 선정만큼 어려운 것이 또 하나 있다면, 그 예수를 확신의 언어로 전하는 일이다. 확신의 언어로 말하라. 확신의 언어는 견고하고, 흔들림 없는 신앙고백 위에 성령 안에서 체험적인 확신이 더해질 때 가능하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요14:26).” “이는 우리 복음이 너희에게 말로만 이른 것이 아니라 또한 능력과 성령과 큰 확신으로 된 것임이라 … 또 너희가 많은 환난 가운데서 성령의 기쁨으로 말씀을 받아 우리와 주를 본받은 자가 되었으니(살전1:5-6).”

확신의 언어는,
예수 그리스도를 밝히 일러주시는 성령 안에서의 영적 깊은 체험과
성령의 기쁨으로 받은 말씀대로 살아가는 주를 본받는 삶에서 우러나온다.


그리고 기도를 포함한 모든 말씀 준비란, 확신의 언어를 낳는 도구임을 또한 기억해야 한다.

친구를 선대하러 원족을 기쁘게 다녀 온 친구들은 오늘의 성도의 교제를 통해 더한 말씀의 힘을 얻게 되었으리라, 확신한다. 친구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 보다 귀한 시간은 없나니. 내가복음 1장 1절. 오늘 우리는 강화도 외항을 거쳐 내가동을 지나쳤던가?

설교에 문리가 튼 양, 이 나이에 내가 하리? 설교 준비를 우습게 보는, 그래서 늙으면 죽어야 하는 억지소리를 내뱉었어도 설교는 설교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주‧포‧목일지라도, 결론은 이것이다.

주‧포‧목
설령 주일 설교를 포기한 목사일지라도,

주‧포‧목
나는 주께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목사라는 사실에,
나는 굳게 서 있다.

내 준비가 충분하면 교만이 앞설 수도 있으나,
내 준비가 부족하면 성령께서 채우실 것이고.
성령께서 회중의 맘 문을 여시면 죽도 밥될 것이고,
회중이 사탄에 틈타면 약도 독 될 수 있나니.
설교로 인해 일희일비하지 마소.
주‧포‧목
주께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설교자 여러분.

임의로 불던 갯바람이 매우 칼칼했다.
단 바람에 속살이 올랐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삶의 생명력을 불어 넣어 준 산뜻하고, 시원했던 갯바람 나들이는,
우리네 주일 준비에 맞춘 가슴 탁 틘 청량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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