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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1 : 시 잔밥

2024.03.03 11:48

관리자 조회 수:97

5371시 잔밥

 

잔밥
달그락달그락 매일 새벽마다
손자 녀석 따순 밥 먹여 유아원 등원시켜 주려고
들뜬 맘처럼 밤새 불려놓은 쌀을
맘처럼 제맛 내는 돌솥에 윤기나게 지어
행여 식을까 당첨된 복권인양 속살에 꼬옥 품고
전철을 타고 또 갈아타고 일만 보를 걸어갔을
극 내리사랑 하임이 할미가
헌 옷 같은 지아비를 위해 동냥하듯 남겨놓은
모양 빠진 잔밥을 날마다 대한다
묵은 연인처럼 냄새나는 전기솥 밥이 아니라
얻어먹는 주제에 비록 잔밥이지만
진밥 돌솥밥이니 물부어 팔팔 끓여 먹으면
시샘에 아리고 쓰린 위벽을 다독일 보약이 따로 없기에
감사해야 해 지어미에게
덕분이야 벌써 어린 손주 덕
동궁東宮의 거처로 향하여 난
남창南窓을 활짝 열고
배꼽인사로 잔밥 예찬을 마다치 않는
오늘도
부스러기 은혜로 설운 만복감을 누리고 사는
현세의 여기
이방異邦 사람, 수로보니게 여인*
~~~
* 마가복음 7장 24~30절
24 예수께서 일어나사 거기를 떠나 두로 지방으로 가서 한 집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하시려 하나 숨길 수 없더라
25 이에 더러운 귀신 들린 어린 딸을 둔 한 여자가 예수의 소문을 듣고 곧 와서 그 발아래에 엎드리니
26 그 여자는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이라 자기 딸에게서 귀신 쫓아내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27 예수께서 이르시되 자녀로 먼저 배불리 먹게 할지니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28 여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상 아래 개들도 아이들이 먹던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29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하시매
30 여자가 집에 돌아가 본즉 아이가 침상에 누웠고 귀신이 나갔더라
2024.02.2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