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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5더조이유니언 이야기 253 태안나 공동체 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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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서로돕기운동 연합 더조이유니언(대표: 김성찬 목사) 이야기
제목 : 울력, 페인트 칠하기
일시 : 2024년 2월 29~ 3월 1일(목, 금)
대상 : 이봉순 목사(태안 태안나 공동체)
석화(石花),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목사님~~
평안 하시겠지요?
더조이유니온에서 활발히 섬기시는 모습 귀감이 됩니다.
저는 태안에 와서 귀양살이하던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은....
태안나 공동체를 구입하고 셀프 수리하느라 쉬지않고 노동을 하다보니 목사님 생각이 났어요.
염치없지만 울력팀의 도움을 좀 받을 수 있을까요?(이봉순)
지난 2월 19일 월요일에 날아든 카톡이다. 우리 회원 이봉순 목사께서 보내오신 SOS였다. 난 이렇게 답했다.
네~, 수고가 많으십니다. 울력팀과 상의해 보겠습니다. 현역 목회자들이라서 서울과 서울 인근 지역에서 주로 봉사해 왔는데, 동의가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울력팀(팀장 윤석운 목사)에게 조심스레 의사를 물었다. 뜻밖에 다들 흔쾌히 동의를 했다. 더조이유니언 울력 역사상 최초로 일박이일 일정이 잡혔다. 절묘하게 공휴일이 낀 일정이다. 청소년밥차를 금요일에 운영하는 임태석 목사네가 공휴일이라서 그날은 쉰다고 해서,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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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9일 목요일 아침
울력을 떠난다.
더조이유니언 울력팀(팀장 : 윤석운 목사)이 충남 태안으로 오늘부터 1박 2일로 울력에 나선다. 수도권 밖으로 나가는 최초의 울력 봉사다. 멤버는 팀장 윤석운-김현미 부부, 김익수 목사, 임태석 목사, 시다바리 김성찬-윤보경 목사 부부다.
일기를 살피고 있다. 눈, 비에 찬 공기까지 강하게 유입되면서, 기온이 급강하, 늦겨울보다 더 매서운 꽃샘추위가 덤벼든단다. 간절기[間節氣]다. 보내고 맞는, 앙금이 시리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일교차가 심해지는 건, 당연한 자연의 법칙이라지만, 오늘 내겐, 늘, 그 누군가를 선선하게 보내주지 못했던 어느 인간의 투정에 대한, 자연의 보복 같다. 있을 때 잘하고, 보낼 땐 선선히, 떠날 땐 말없이, 잘 해내겠지!! 단단히 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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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금요일 새벽이다.
울력 이틀째 새벽이다. 어제저녁 시다바리 [shidabari] 노릇만 했는데도 진수성찬 앞에서 말할 기운조차 없었던 나. 잠자리가 따숩고, 안락한 덕분에 몸이 무척 개운하다. 5시 반인데 벌써부터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울력 나와서 <태안나 공동체>에서 받은 식탁 만큼 걸판스런 식탁을 대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이 계절의 특미, 태안 석화(石花)가 산을 이룬 식탁이 입맛을 돋구었다. 옹통진 석화 알맹이의 달콤하고, 갯 향기 넘친 육즙이 한입 가득차 올랐다.
<태안나 공동체>
<태안나 공동체>가 석화(石花)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변 바윗돌에 부딪히는 거친 파도 속에서 피어 난 꽃, 석화(石花). 일찍 남편 목사를 잃은, 철썩철썩 부딪치는 거센 세파 속에서 신앙의 힘으로, 사모라는 품격으로 꿋꿋이 바윗돌에서 피어 올린 돌 꽃, 석화(石花).
태안나 공동체의 발생 기원은 그 아픈 별리에서 기인했다. 남편 목사를 일찍 잃은 사모들의 서로 격려 모임이 <안나회>다. 이봉순 목사. 그녀도 13년 전에 남편 목사(故 신중호 목사)를 잃었다. 그후 남편과 함께 했던 목회 사명을 그녀는 이어받고자 홀사모인 그녀는 목회의 길에 들어섰고, 목사가 되었다. 지난 4년 동안엔 안나회 회장으로 홀사모들을 지극정성으로 섬겼다. 회장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홀사모를 돕는 일, 아니 함께 사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의사 부인이었던 시어머니를 102세까지 모셨던 효부에게, 하늘이 오늘 일천 평이나 되는 산장을 그 손에 쥐여 줬다. 하여, 탄생한 홀사모의 안식처이자 일 터인, 태안나 공동체가 태안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불과 두 달 전의 일이다.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일을 도우러 왔던 우리 울력팀들을 놀라게 했던 건, 칠순 이봉순 목사의 가늠하기 어려운 포부였다. 이는 마치 팔십 오세에 척박한 광야를 개척하겠다고 나선 갈렙(수14:11)의 현현 같았기 때문이다. 산장(山莊)이었던 광활한 물건을 홑몸으로 어찌 감당하려고 덜컥 사들였을까? 그녀는 소설가다. <<어머니의 이사>>가 그녀의 소설집 제목이다. 공상에 능한 소설가답게 그녀는 황무지에서 장미꽃을, 태안 갯바위에서 석화를 캐낼 플롯을 짜고 있음에 틀림없다.
일천 평 대지에 세워진 여덟동의 펜션[pension]에 페인트 칠을 하면서, 우리는 그녀의 가없는 홀사모 사랑에의 의지를 찬양함과 동시에 이 거구 아낙 사람과 맞서 싸워야 할 여린 노구의 안녕 여부에 대해 무한 염려를 늘어놓으며, 그 염려를 백색으로 마구마구 덧칠해댔다. 애벌 칠의 엉성함을 감춰주며 실수와 허물을 덮어주는 복음 칠, 험산이 평지가 되길 기원하면서 해 떨어진 시간까지 북북. 묵정밭을 온몸으로 갈아엎어서 서로 사랑, 그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그녀의 소설이 현실이 될 <태안나 공동체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다시 하루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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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소서 여호와께서 이 말씀을 모세에게 이르신 때로부터 이스라엘이 광야에 행한 이 사십 오년 동안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대로 나를 생존케 하셨나이다 오늘날 내가 팔십 오세로되 /11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날 오히려 강건하니 나의 힘이 그때나 이제나 일반이라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사온즉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당신도 /12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찌라도 여호와께서 혹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필경 여호와의 말씀하신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
13 여호수아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을 위하여 축복하고 헤브론을 그에게 주어 기업을 삼게 하매 /14 헤브론이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의 기업이 되어 오늘날까지 이르렀으니 이는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음이며 /15 헤브론의 옛 이름은 기럇 아르바라 아르바는 아낙 사람 가운데 가장 큰 사람이었더라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여호수아‬ ‭14‬:‭10~15‬)."
2024.03.01(금)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