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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6<<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 100 IDEAS THAT CHANGED ART>>

(마이클 버드 저, 김호경 옮김 (주) 시드포스트 SEEDPOST)
마지막 페이지,
100번째 아이디어/주제가
EPHEMERALITY 덧없음
이다.
놀랍다.
일상화된 삶 전체를 복원해 내려는 인공 지능 시대에도 예술의 종국이 '덧없음'이란다.
고전, 낭만, 인상, 입체, 실존 등등, 미술 사조의 흐름의 종국이 '덧없음'이라니, '덧없음'이나니.
솔로몬의 허사가도 그러하고,
자신의 사후 자신의 저서들의 출간을 막았던 법정의 <무소유>도, 그 본질이 '덧없음'이 아니었을까?
역설적으로 '덧없음'을 먼저 깨친 이들의 삶은 결코 덧없지 않았다.
"현대미술이 변화의 대리인으로 자신의 존재를 정의할 때, 내구성이 있는 예술품은 반대로 현상 유지의 상징이기 때문에, 영속성을 부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장 팅겔리가 자신의 조각 작품 〈뉴욕에서의 경의(1960)>를 뉴욕 현대미술관 바깥에서 불사른 것과 같은 정신이다. -중략- 전쟁으로 인한 대량살상 같은 재앙의 이미지에 익숙한 현대인들도 1997년 이탈리아 아시시 지방의 지진으로 조토의 걸작들이 파괴되어 먼지 구름으로 변한 모습(214쪽 참조)이 CCTV에 잡혔을 때는 도덕적으로 각성하며 숙연해졌다."
<그 날에 하늘이 불에 타서 풀어지고>
"그러나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11 이 모든 것이 이렇게 풀어지리니 너희가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마땅하냐 거룩한 행실과 경건함으로 /12 하나님의 날이 임하기를 바라보고 간절히 사모하라 그 날에 하늘이 불에 타서 풀어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녹아지려니와 /13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가 있는 곳인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벧후 3:10-13)."
"옛 그리스인들이 고인(故人)의 시신들을 화장시키기 위해 에워쌌던 불꽃들, 옛 선인들이 더없이 귀하게 여겼던 것들을 모조리 집어삼켰던 불꽃들•·•••. 지금도 이 불꽃들은 이처럼 성스러운 유물들이 돌아갈 가장 안전한 피난처다."(<<독일인의 사랑>> 막스 뮐러 | 도희서 옮김 꿈꾸는 아이들, p.6)
불태워야 하리,
부질 없는 삶에 대한 열정 아니라,
삶의 기름진 더께를, 소태 같은 껍데기를.
장착한 내구성을.
덧없는, 덧없음을
2024.02.19(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