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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0시 재소자 직업 재활 공방에서 

 

붓을 떨구었다
화선지에 먹물이 밴다
순식간에 번진 먹물
찰나 인생처럼 순삭 불가다
한 생이 재생 불가한 화선지 같다
출옥이 피안彼岸 행이라서
세월을 갈고 닦는 손 기술로
차안此岸에서 재기할 길이 없다
이유가 없어 자포자기를 휘갈기고 있다
배움의 최종 목표란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아닌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것
붓끝에 필압을 가할 힘이 사라질 때까지
먹 갈듯 뼈를 갈고 힘 빼는 기술 몸에 붙여
생명처럼 내 안에 있어
배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사랑으로
한 땀 한 땀 수놓은 몸 글씨로
하늘들의 하늘에 이르는 예술 되게 하는 것
탈옥해도 예쁜 글씨만으로는
밥 먹고 살 수는 없다는
잿빛 전망이 먹물처럼 번진
재소자 직업 재활 공방工房에서
2024.02.21(수